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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매일경제신문이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에 의뢰해 한국의 코스피와 코스닥, 미국의 뉴욕거래소와 나스닥, 중국의 상하이거래소와 선전거래소 등 3개국 6개 증시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을 비교한 결과 선전 증시의 PER가 최근 1년 실적 기준 43.1배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준으로 최근 거품 염려가 커지고 있는 미국 나스닥의 평균 PER는 29.4배, 약 7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한국 코스닥의 평균 PER는 26.0배였다. 각국 대표 거래소인 한국 코스피, 미국 뉴욕(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 중국 상하이의 평균 PER는 15~16배 사이로 엇비슷했다. 선전 증시의 기업 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굉장히 높은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선전 증시는 '중국판 나스닥'으로 불릴 정도로 전기전자(IT)와 미디어, 내수소비 등 신성장 산업의 중소형 종목들이 주로 상장돼 있다. 상장 기업들의 성장성이 높은 만큼 상하이거래소에 비해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받아왔다.
문제는 최근의 상승 흐름이다. 후강퉁 시행으로 상하이 증시가 올해 들어 16%가량 상승한 가운데, 선전 증시는 아직 선강퉁이 시행되지 않았음에도 기대감만으로 이미 13% 이상 상승했다.
국내에서도 선강퉁 시행을 앞두고 중국본토 중소형주 펀드에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삼성중국본토중소형FOCUS' 펀드는 최근 설정액 2000억원을 넘기며 판매를 잠정 중단했다. 'KB중국본토A주'와 '동부차이나본토' 펀드도 각각 누적설정액이 1700억원과 1000억원에 달한다. 3개 펀드는 모두 선전 증시 비중이 순자산의 40~50%를 차지한다.
최근 보름 사이 '신한BNPP중국본토중소형주RQFII' '동부차이나본토RQFII' 등 선전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잇달아 출시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선전 증시에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신한명품 중국본토자문형랩B형' 등 랩어카운트 상품까지 내놨다.
하지만 고평가된 선전거래소와 홍콩거래소 간 교차거래가 허용되면 선전 증시가 오히려 조정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홍콩의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선강퉁이 시행되면 값이 싼 상하이 증시를 '롱(매수)'하고 비싼 선전 증시를 '숏(공매도)' 치는 전략을 펼칠 생각"이라고 말했다.
중국본토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 중인 매니저들조차도 선전 증시가 과열된 상태라며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삼성자산운용에서 중국본토 중소형주 펀드를 운용하는이종훈 팀장은 "선전 증시에는 정부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개혁 테마, 내수 소비, IT 등과 관련된 종목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어 정책의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높다"며 "다만 단기 급등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이 있기 때문에 조정에 예의주시하며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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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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