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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달 24일까지 새로 만들어진 사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32개로 지난달(13개)의 2배가 넘었다. 삼성SDS·제일모직 상장 이후 대형 공모주가 끊기면서 뜸했던 하이일드펀드가 대형 IPO를 앞두고 세를 불리는 것이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전체 설정잔액 3조원(지난해 말 기준) 가운데 사모형 잔액이 2조원을 차지할 정도로 사모펀드 비중이 높다. 신용등급 BBB+ 이하 하이일드채권의 상당수는 사모로 발행돼 사모펀드로 모집할 경우 회사채 투자가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IPO에서 공모물량의 10%를 우선 배정받는 특혜로 하이일드펀드가 사실상 공모주펀드 노릇을 하고 있어 특정 공모주만을 노린 펀드도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일부 PB센터에서 '삼성SDS펀드' '제일모직펀드'로 불리며 판매된 3~6개월 만기 펀드도 이달 들어 다시 나타나고 있다. 이들 단기 사모펀드는 주로 대형공모주 수요예측 직전 설정돼 3개월 보호예수가 지나면 바로 청산절차에 들어간다. 삼성SDS와 제일모직 투자수익으로만 3개월간 10% 안팎의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 제일모직 수요예측 직전 2주간 31개, 2035억원 규모의 펀드가 새로 설정될 정도였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삼성SDS 수요예측 이전에 설정된 145개 펀드 가운데 지금까지 남아 있는 것은 69개뿐이다. 현재 설정된 사모형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149개의 절반이 그 이후에 새로 생긴 셈이다.
단기간 공모주 수익만을 노리고 사모펀드가 설정과 청산을 반복하면서 제도를 악용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상적으로 하이일드채권에 투자하는 펀드가 오히려 역차별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공모주 특혜만 바라보는 펀드가 늘면서 정작 하이일드채권 투자는 뒷전"이라며 "
올해도 대형 IPO가 줄줄이 이어지면서 사모펀드의 공모주 한탕은 계속될 전망이다.
27일 상장되는 NS쇼핑을 시작으로 LIG넥스원, 제주항공, 티브로드홀딩스 등 중대형 공모청약이 연내에 예정돼 있다.
[석민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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