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기사는 3월 20일(13:49)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레이더M 기사 더보기>>>
동부그룹의 농업·바이오사업 관련 계열사인 동부팜한농이 동부그룹에서 계열분리될지 주목된다.
2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동부팜한농의 재무적투자자(FI)인 스틱인베스트먼트, 큐캐피탈파트너스, 원익파트너스 등은 동부그룹에 동부팜한농을 계열분리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FI는 2013년9월 동부팜한농이 발행한 3500억원 규모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에쿼티 투자자로 절반가량인 1750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만기 3년(2016년9월)으로 최소 8.5%의 이자율을 보장받았다. 당시 FI들은 동부그룹으로부터 원금보장과 기업공개(IPO), 동부그룹의 콜옵션 행사 등을 통해 투자금을 회수할 방침이었으나 현 상황에서는 어느 것 하나 쉽지 않은 모습이다.
FI들이 계열분리를 요구한데는 동부팜한농이 재무구조가 악화된 동부그룹의 계열사로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FI 관계자는 “동부팜한농의 자체 재무구조가 아주 건실한 것은 아니지만 동부그룹의 그룹리스크도 작용하고 있다”며 “사업 자체로는 수익을 내고있는 동부팜한농을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계열분리를 요청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상환 회사채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하는 동부팜한농은 지난해부터 울산비료공장 등 부동산과 자회사 동부팜가야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화공사업부문 매각도 추진중이나 매각은 답보상태이다. 이 때문에 최근 한국신용평가는 동부팜한농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인 ’BB+’으로, 나이스신용평가는 ’BBB-’로 하향조정한 바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측은 신용등급 하향조정에 대해 “회사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추진했던 화공사업 매각이 지연되면서 유동성 위험이 확대될 가능성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IB업계에서는 FI들의 이같은 움직임이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재무구조 악화로 그룹이 와해됐던 동양그룹의 보험 자회사인 동양생명이 계열분리를 통해 그나마 타격을 덜 받았던 사례와 같다는 것이다. IB 관계자는 “동양생명의 최대주주가 보고펀드이고 이미 2011년부터 독자경영 노선을 걸어왔음에도 동양그룹 계열사로 묶여 동양생명이 피해를 봤다”며 “동부팜한농의 경우도 동양생명의 사례와 동일하지는 않지만 FI 입장에서는 당연히 요구할 수 있는 권리”라고 평가했다.
동양생명은 동양그룹이 동양증권(현 유안타증권)을 통해 소수지분(3%)을 보유했으나 동부팜한농은 보통주 기준 동부그룹의 지주회사격인 동부CNI를 비롯해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의 자녀인 김남호 동부팜한농 부장과 김주원씨 등이 지분 모두(100%)를 보유하고 있다. 우선주 전환시 최대주주가 FI(50.1%)이고 동부그룹은 나머지 지분(49.9%)을 보유하게 된다. 여기에 김 회장이 장남인 김남호 부장을 일찌감치 동부팜한농에서 경영수업을 받도록 하며 그룹의 차세대 사업부문으로 키우고 있다는 점에서 동부팜한농의 계열분리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분석도 있다. 일각에서는 최근 동부그룹에 대한 검찰 수사 소식이 전해지며 추가로 그룹리스크가 커진만큼 이를 차단하기 위해 동부그룹이 대승적으로 계열분리를 선택할 수 있다는 의견도 있다.
[강봉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