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팩 발기인으로 참여한 한 관계자는 22일 "오는 2분기부터 적용되는 지정 감사를 피하기 위해 많은 스팩들이 이달 말까지 합병을 성사시키려 하기 때문"이라며 "지정감사를 받을 경우 3개월가량 시간이 더 소요되고 비용 부담도 크기 때문에 합병을 서두르고 있는 스팩이 많다"고 말했다. 지금까지는 스팩과 합병해 우회상장하는 기업에는 지정감사를 면제해 왔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지난해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을 바꿔 2분기부터 스팩 합병 기업도 증권선물위원회가 지정하는 회계법인으로부터 지정감사를 받도록 했다.
이 때문에 이달 안에 합병하려는 스팩이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연초부터 스팩들의 주가도 들썩이고 있다. 합병이 결정된 스팩뿐 아니라 결정되지 않은 스팩들까지도 덩달아 주가가 오르고 있는 것.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합병에 대한 정보가 사전에 나돌았던 일부 스팩의 주가만 합병 전부터 급등세를 보였지만 최근에는 모든 스팩이 공모가(2000원)보다 최소 200원 이상 오른 상태다. 증권사 중 가장 많은 스팩을 상장시킨 KB투자증권의 경우 KB제5호스팩과 6호스팩은 합병 결의가 이뤄지지도 않았지만 20일 종가가 각각 2420원과 2360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이 발기인인 우리SL스팩도 2435원, 현대증권이 상장시킨 현대드림스팩도 2405원으로 모두 2400원대를 넘어섰다. 스팩의 경우 합병할 기업을 정해놓지 않은 상태에서 상장하도록 하고 있어 합병 결의 이전에는 주가 상승 요인이 전혀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합병 결의 이전에는 50~100원 정도 오르는 게 일반적 수준"이라며 "(최근 주가는) 그만큼 합병 기대감이 높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스팩 공모청약 경쟁률도 치솟고 있다. 원금이 보장되면서 주가가 추가로 오를 경우 짭짤한 수익을 노릴 수 있기 때문이다. KB투자증권이 지난 16~17일 공모청약을 실시한 KB제7호스팩 경쟁률은 137대1로 자사 스팩 가운데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했다. SK증권이 처음으로 상장시킨 SK제1호스팩은 19~20일 공모청약 경쟁률이 282대1로 청약증거금 5642억원이 몰렸다.
최성용 KB투자증권 기업금융본부 상무는 "최근 언제 신규 스팩을 상장하느냐는 문의가 많이
[강다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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