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전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올해 전세임대주택(보증부 월세 포함)을 지난해보다 31.6% 증가한 3만가구 가까이 공급하기로 했다. 이는 정부가 올해 목표로 세운 임대주택 공급량 12만가구의 25%, 올해 전체 전세임대주택 공급량 4만5000가구의 85%에 해당하는 수치다.
전세임대주택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 보호대상 한 부모 가족 및 도시근로자 월 평균소득의 50% 이하인 무주택 가구 등을 대상으로 지원한다.
LH가 올해 공급하는 전세임대주택은 모두 2만9770가구로 일반 서민을 위한 전세임대주택이 2만370가구(전년 대비 22.6% 증가), 신혼부부용 5400가구(80% 증가), 대학생용 4000가구(33.3% 증가) 등이다. 지역별로는 전세난이 극심한 수도권에 57%, 인천을 제외한 광역시와 지방에 43%를 각각 공급한다.
LH 관계자는 “최근 수도권의 전세금 급등과 서울 강남발(發) 재건축 이주수요에 대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물량을 수도권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H는 그동안 지방공사가 단독으로 전세임대주택을 공급하던 성남, 용인, 안산, 시흥, 고양, 남양주, 하남 등 경기도 내 7개 시에도 전세임대주택을 공급하기로 했다. 또 국민주택기금으로 지원하는 전세보증금을 올해 500만원씩 올려 지원하고, 지원금에 대한 이자도 일률적으로 2%를 받던 것에서 지원 금액별로 차등 지원한다.
이에 따라 수도권의 전세보증금 지원 한도는 8000만원, 광역시는 6000만원, 기타 지방은 5000만원으로 각각 상향 조정됐다. 임대지원금 이자는 2000만원까지 1%, 2000만원 초과~4000만원은 1.5%, 4000만원 초과는 2%로 책정됐다.
LH 관계자는 “최근 전세의 월세 전환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보증부 월세에 대한 지원도 강화하기로 했다”며 “경기도 내 7개 시와 대구 2개 구, 부산 2개 구에서도 조만간 입주자를 모집하고, LH 각 지역본부를 통해 올해 입주신청 미달 주택에 대해 추가 모집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세입자가 없어 비어 있는 민간주택을 주변 시세보다 10% 이상 싸게 공급하는 공가(空家) 임대주택을 다음 달에 선보이기로 하고 임대인과 세입자를 모집한다고 22일 밝혔다. 서울시가 주택 매물을 신청받아 부동산 포털사이트 등을 통한 홍보 및 중개수수료를 지원하고, 임대인은 임대료를 주변 시세의 90% 이하로 낮춰 공급하는 방식이다. 중개수수료 지원 금액은 임대인과 임차인 각각 최대 25만원 이내로 총 50만원이다. 서울시는 올해 3000가구를 시작으로 2018년까지 1만1000가구의 공가 임대주택을 공급할 계획이다.
임대인과 세입자는 이달 말부터 25개 구청 주택부서에서 모집한다. 대상 물건은 전용면적 85㎡ 이하로 전세금 기준 2억5000만원 이하 모든 주택(다가구·다세대·아파트·연립 등)이다. 주거용 오피스텔은 임대주택으로 등록된 물건만 신청할 수 있다.
월 임대료가 있는
진희선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전·월세 가격이 연일 오르는 상황에서 공가 임대주택이 서민 주거안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근우 기자 /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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