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미약품은 전날보다 2만7000원(14.84%) 오른 20만9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글로벌 제약사 릴리에 8000억원에 달하는 항암제 기술을 수출한다는 언론 보도의 영향이 컸다. 국내 제약업계 사상 최대 수출 계약이다. 지난달 17일 11만원에 머물던 한미약품 주가는 불과 한 달여 만에 2배가량 뛰었다. 이날 동화약품, LG생명과학 등이 장중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고 종근당(6.65%) 대웅제약(4.3%) 등도 강세를 보였다.
코스닥시장에서는 지난 17일 다음카카오를 밀어내며 코스닥 대장주로 올라선 셀트리온 주가가 4.94% 오르면서 굳건하게 코스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지켰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바이오 제약업종 지수는 7.3% 상승했다. 올해 실적 기준 상위사들의 주가수익비율(PER)은 녹십자 23.7배, 유한양행 18.1배이며 한미약품은 47.1배에 이르고 있다. 연초부터 이어진 바이오업종 주가 랠리에 이어 연구개발(R&D) 이슈가 있는 제약주로 시장의 관심이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의 랩스커버리(바이오의약품 약효를 획기적으로 늘려주는 기술) 신약 기대감, LG생명과학의 혼합백신 수출 가시화, 녹십자의 IVIG(혈액제제) 미국 진출 기대감 등 R&D 이슈가 큰 종목 위주로 주가 상승폭이 컸다.
정보라 동부증권 연구원은 "올해보다는 내년에 상위 제약사들의 해외 성과가 가시화할 예정인데 이러한 기대감이 예상보다 빨리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한미약품은 매출액의 약 20%인 1500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최근 3년간 R&D에 투자한 금액은 약 3600억원에 달한다. LG생명과학은 2014년에 약 800억원을 연구개발에 쏟았다. 종근당의 2012년 매출액 대비 R&D 비중은 10.9%였는데 지난해에는 13.7%로 높아졌다.
최근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제약업체들이 가진 또 하나의 공통점은 수출 증가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최근 정부가 대규모 약가 인하 정책을 실시함에 따라 향후 내수 시장의 예상 성장률은 2~3%에 불과하다. 그만큼 제약업종에서 수출의 중요성은 커지고 있다. 아직 제약업체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못 미치지만 지난해 의약품 수출은 전년 대비 13.5% 증가한 24억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최근 제약 바이오업종 호조는 정부의 바이오산업 육성전략 발표의 영향도 컸다. 최근 정부 4개 부처가 2017년까지 총 3376억원을 투자하는 '바이오헬스 미래 신산업 육성 전략'을
삼성그룹도 바이오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지목하며 전자산업과의 융합을 추진하는 등 각별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18일 삼성그룹은 사장단회의에 송기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를 초청해 '생명과학과 인간의 미래'를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기도 했다.
[용환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