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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취임 1년을 맞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이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한 포부를 밝히고 있다. [이충우 기자] |
오는 2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최근 매일경제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임기 안에 DGB금융지주를 종합금융그룹으로 키워 내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회장은 "종합금융그룹으로서 모든 금융업 분야를 갖춰 고객이 DGB금융지주에서 원스톱으로 업무를 볼 수 있도록 하겠다"며 "기존 은행·보험·캐피털에 자산운용사를 더해 종합금융그룹으로 시너지를 내도록 구색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자산운용사를 면밀하게 검토한 뒤 올해 안에 인수 완료하는 것을 계획하고 있다"며 "앞으로 고객 서비스 확대를 위해 증권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속해서 늘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통해 지나친 은행 의존도를 줄이고 그룹 수익 구조를 다양하게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올해 1월 말 현재 DGB금융지주 내 계열사 비중은 대구은행이 88%로 가장 높다. DGB생명, DGB캐피탈 등 비은행 계열사 비중은 12%에 머물고 있다.
올해 1월 새로 출범한 DGB생명에 대해서는 5년 안에 '상위 10' 보험사로 키워 나가겠다고 박 회장은 말했다. 그는 "고령화가 금융업에 중요한 화두로 자리 잡으면서 지방은행 소비자들도 연금·건강보험 상품에 대한 요구가 커졌다"며 "대구은행 점포망을 통해 방카슈랑스 형태로 보험을 판매해 올해 DGB생명 당기순이익 2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지방 금융그룹으로서 보험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있지만 박 회장은 고개를 저었다. 박 회장은 "역마진 수준이 업계 평균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DGB생명 내실도 탄탄하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며 "DGB금융지주가 그간 대구·경북 지역에서 쌓아온 인적 네트워크를 활용해 영업하면 이 지역에서 점유율을 10%대로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은 '고객 중심 영업'을 통해 임기 말인 2017년까지 자산 60조원 규모 중견 은행으로 키워 가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박 회장은 △현장영업 △관계형 금융 △특화영업 등 3대 영업전략을 마련했다. 그는 "제 명함에 '미스터 점프'라는 글귀를 새긴 것도 회장인 저부터 현장에서 고객들과 만나겠다는 의지를 반영한 것"이라며 "직원들이 사무실에 앉아서 서류를 보며 대출하는 관행에서 벗어나 직접 현장을 돌며 사업거리를 찾는 '관계형 금융'을 하도록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지난 1년간 일부 거래 기업이 부도나는 등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지만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새 아이디어를 많이 내면서 위기를 이겨낼 수 있었던 사례도 많다"고 덧붙였다.
취임 후 1년간 박 회장이 가장 공을 들인 부분 중 하나는 그룹사 유상증자다. DGB금융지주는 올해 1월 말 주주배정 후 실권주를 일반 공모하는 방식으로 3153억5000만원(3500만주)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이를 통해 대구은행과 DGB캐피탈 등 주력 자회사의 자본적정성을 제고할 수 있었다고 시장에서는 평가한다.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재무적 투자자인 기존 주주가 반대 의사를 표명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정말 어려웠다. 유상증자를 하면 일종의 '물타기'가 되기 때문에 기존 주주에게는 들고 있는 주식이 반값이 되는 모양새여서 주주들이 반대하는 것은 당연했다"며 "주주 한 명 한 명에게 우리아비바생명(현 DGB생명)을 인수해 그룹을 내실 있게 키워 나가겠다며 설득 작업을 벌였던 것에 주주들이 공감한 것 같다"고 말했다. DGB금융지주가 유상증자에 성공한 것은 대구은행 시절인 1999년 11월 1000억원 규모로 실시
지난해 3월 박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받은 첫 월급으로 대구은행 주식을 샀다. 보유 주식이 많지는 않지만 회장이 주식을 갖고 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작지 않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오는 20일 주주총회 때도 취임 1주년을 맞아 회사 주식을 살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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