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3월 11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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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용등급 '무풍지대' 금융권에도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최근 기록적인 저금리로 은행권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신용평가사 신용등급이 경고음을 내고 있어서다.
11일 신용평가업계에 따르면 나이스신용평가는 이날 금리와 규제환경 변화에 따른 금융권 신용등급 전망에 대한 포럼을 연다. 이 포럼에서 나이스는 특히 금리 변동기 은행권 수익성 변화와 신용위험에 대한 견해를 밝힐 예정이다.
포럼에 앞서 나이스는 "저금리 기조가 심화되면서 국내은행들 이익창출능력이 위험 수준에 접근해가고 있다” 며 “금리가 오르는 환경에서든, 내리는 환경에서든 은행권에는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애널리스트는 “최근 은행권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순이자마진(NIM)은 1% 수준으로 하락해 역대 최저 수준을 보이고 있다”며 “기준금리 인하 등으로 시장금리가 하락할 경우 NIM이 제로(0)%로 떨어지는 등 구조적인 적자단계에 진입할 우려가 있다”고 분석했다.
NIM은 은행 등 금융권 수익성을 나타내는 지표다. 은행이 자산을 운용해 창출한 수익에서 조달비용을 뺀 값을 운용자산 총액으로 나눈 수치다. 즉, NIM은 은행이 고객이나 시장으로부터 조달한 자금을 얼마나 잘 운용해 수익으로 연결시켰는지를 나타낸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은행권 NIM은 2년간 1%대로 떨어진 이후 역대 최저 수준을 경신 중이다. 총 자산이익률(ROA)도 0.3% 내외에서 형성 돼 있다.
은행권 NIM이 줄어든 이유는 글로벌 금리 하락세 때문이다. 금리 하락은 양날의 칼과 같다. 금리가 하락하면 조달금리를 낮출 수 있지만 반대로 대부분 자산군 기대수익률이 낮아져 수익을 내기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문제는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선다고 해도 은행권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오히려 금리가 인상되면 은행권 여신이 부실화되면서 자산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앞서 부동산 완화정책과 저금리 영향으로 가계부채가 늘어 국내 경제에 부담이 되고 있다. 시중금리가 금리가 오르면 금융권이 민간에 제공했던 일반 대출과 주택담보대출 등이 부실화되고 은행권에 위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나이스의 시각이다.
이 연구원은 “금리가 오르다고 해도 NIM이 의미 있는 수준까지 개선될 가능성이 크지 않다”며 “오히려 금리가 인상되면 기존 은행권 여신이 부실화되는 등 자산건전성 악화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결국 국내 금융권은 금리가 내려도, 올라도 전망이 밝지 않은 사면초가에 놓인 셈이다.
나이스는 NIM과 금리인상시 손실(대손비용) 등을 고려해 금융권을 평가한 결과 시중은행 가운데서는 우리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SC) 은행이 금리 변동시 신용등급 변화 가능성이 크다고 꼽았다. 국내 은행권 신용등급은 대부분 AA+급 이상이다. 우리은행과 스탠다드차타드은행의 국내 신용등급은 최상위 등급인 AAA급이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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