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신한, 우는 BC'.
삼성전자가 모바일 결제 시스템 '삼성페이'를 공개한 직후 카드사별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미리부터 삼성과 제휴에 나섰던 6개 앱카드 협의체(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농협)가 수혜를 보는 것과 달리 BC카드를 비롯해 근거리무선통신(NFC)을 밀었던 일부 카드사는 시장 판도를 바꿔 보겠다는 야심을 송두리째 날릴 처지에 놓였다.
특히 BC카드는 국내 2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모기업 KT와 손잡고 자체 모바일 결제 생태계 구축을 꿈꿨지만 범용성이 강점인 삼성페이 등장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준희 BC카드 사장이 삼성그룹 사장 출신인 이력을 들어 서 사장이 '친정에 물을 먹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삼성페이가 카드사별로 제휴를 맺은 상황에서 이 같은 속사정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BC카드는 당초 삼성페이에 합류하지 않고 자체 모바일 결제망 구축에 집중할 방침이었다.
BC카드 심경에 변화가 생긴 건 BC카드 결제망을 쓰는 우리카드가 삼성페이 합류를 결정한 뒤부터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BC카드는 (결제 시장 주도권을 삼성에 뺏길 우려가 있어) 삼성페이에 끝까지 참여하지 않으려 했다"며 "하지만 우리카드가 삼성페이에 꼭 들어가야 한다고 주장하자 (BC카드 망을 쓰는 다른 사업자와의 형평성을 고려해) 울며 겨자 먹기로 들어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와 달리 신한카드를 비롯한 앱카드 업체는 기존 발급한 앱카드를 삼성페이와 연결시켜 곧바로 시장에 활용할 수 있어 반사이익을 볼 전망이다. 앱카드는 스마트폰 앱을 열어 저장해 놓은 카드 정보를 불러오는 방식이다. 이 분야 1위인 신한카드가 발급한 앱카드만 500만장이 넘는다. 앱카드를 삼성페이와 연결하면 오프라인 신용카드 단말기에서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반면 BC카드는 아직 가맹점을 상대로 자체 NFC 단말기를 설치하는 작업도 시작하지 못했다. 삼성이 들고 나온 파괴적 기술(disruptive technology)이 서 사장이 사활을 걸고 추진하는 핀테크 사업에 걸림돌이 된 것이다.
삼성과 KT 간 사업 관계는 이미 얽
[홍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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