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아파트 거래 시장이 심상치 않습니다.
지난 1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2006년 실거래가 조사 이후 최대치를 기록한 데 이어 2월에도 두 달 연속 사상 최대 거래량을 기록했습니다.
1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총 8천144건(잠정)으로 지난 2006년 실거래가 조사를 시작한 이후 2월 거래량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이는 종전 최대치였던 지난해 2월의 7천834건에 비해 310건(4%) 많은 것이면서 지난 1월 거래량인 6천866건보다도 1천278건(18.6%) 증가한 것입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1월에도 실거래가 조사 이래 최대치를 기록, 올해 들어 두 달 연속 거래량 증가가 이어진 것입니다.
이처럼 연초부터 거래량이 급증하고 있는 것은 전세의 월세 전환에 따른 전세품귀 현상에다 강남권 재건축 이주까지 겹치며 전세를 구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대거 내집마련에 나선 영향이 커 보입니다.
또 디딤돌대출 등 정부의 저금리 대출 확대로 내집마련의 문턱이 낮아진 점, 재건축 규제 완화 등 부동산 경기 부양책으로 집값이 더이상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택 구매 심리를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전문가들은 특히 지난달의 경우 사흘간의 설연휴가 끼어 있었음에도 사상 처음으로 8천건을 넘긴 것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국민은행 박원갑 수석 부동산전문위원은 "지난해에는 설 연휴가 1월 말이었지만 올해는 지난달에 설이 있었고 작년보다 휴일이 길었음에도 불구하고 거래량이 늘어난 것"이라며 "대내외 경제 여건이 썩 좋지 않지만 전세난으로 인해 무주택 실수요층이 매매로 돌아서면서 예상외로 연초부터 거래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최근 임대수입을 노린 투자수요가 매매 시장에 적극 가세하고 있는 것도 거래량 증가의 원인으로 꼽힙니다.
노원구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최근 보증부 월세가 보편화되면서 소형 아파트를 구매해 임대료를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집값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시세 차익이 적더라도 정부의 부양의지를 볼 때 최소한 집값이 떨어지진 않을 것 같다는 기대감에서 투자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달 서울지역에서 거래 건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곳은 강서구로 지난 1월 439건에서 2월에는 613건으로 174건(39.6%) 늘었습니다.
또 소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노원구가 지난 1월 637건에서 2월 804건으로 167건(26.2%), 최근 재건축 이주가 한창인 강동구가 392건에서 524건으로 132건(33.7%), 성북구가 347건에서 451건으로 104건(29.9%) 증가했습니다.
금천구(140건)와 양천구(349건), 중구(93건)는 전월 대비 증가율이 각각 48.9%, 35.3%, 34.8%로 30%를 넘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이런 추세라면 특별한 국내외 경제위기 등 외부 악재가 없을 경우 올해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해의 100만5천건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특히 이달부터 수도권 청약 1순위가 2년에서 1년으로 대폭 완화
부동산114 함영진 리서치센터장은 "3∼4월은 전통적인 이사철 성수기이면서 거래량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라며 "당분간 전세난도 해소될 기미가 없어 주택 거래량 증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