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제품, 신용카드 구매시 할부가 유리한 까닭은?

#. 김 모씨(31)는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가방을 일시불로 구매하고 배송 받았으나 제품 마감이 마음에 들지 않아 업체에 취소를 요청했다. 하지만 포장을 개봉했다는 이유로 업체는 김씨의 요청을 거부했다. 이에 김씨는 카드사에 철회요청이 가능한지에 대해 문의했지만, 일시불 결제의 경우 할부와 달리 철회·항변권이 없다는 대답을 들었다.
흔히 고가의 제품을 할부로 구매하면 금전적인 분납만을 장점으로 떠올린다. 하지만 신용카드 할부 구매는 물품에 하자가 있을 경우 남은 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안전장치'로도 작용할 수 있어 고가 제품 구매 시 참고할 만 하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용카드 일시불로 구매할 때와 달리 거래금액 20만원, 할부기간 3개월 이상 할부거래를 하면 철회권과 항변권을 행사할 수 있다.
할부 철회권을 행사하면 할부로 구입한 날 또는 물품을 받은 날로부터 7일 이내에 물품의 하자여부와 상관없이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 단 자동차, 냉장고, 세탁기, 낱개로 밀봉된 음반·비디오물·소프트웨어 등 사용으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될 우려가 있는 물품과 상업 목적으로 구매한 물품 등은 철회권 행사가 제한된다.
할부 항변권은 할부계약 기간 동안 잔여할부금을 지급하지 않을 수 있는 권리다. 다만 ▲ 물품에 하자가 있어 계속 이용할 수 없는 경우 ▲ 물품이 도착하지 않은 경우 ▲ 할부계약 기간 중 가맹점이 부도난 경우 등의 요건이 충족되야 한다.
철회·항변권은 신용카드 매출 전표 뒷면의 철회·항변 요청서를 작성, 해당 가맹점과 카드사에 발송해 행사할 수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할부거래의 특성을 잘 아는 사람들은 금전적 문제와 상관없이 고가 제품 구매시 할부구매를 선호한다”며 "일시불의 경우엔 하자가 있어도 판매자에게 환불요청하거나 소비자원의 피해구제를 거치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