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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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접 차 몰고 사무실 나서는 임 내정자 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22일 서울 종로구 통의동 소재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임시 사무실에서 업무를 마친 후 본인 차를 직접 몰고 나서고 있다. [이승환 기자] |
임 금융위원장 내정자는 본인에게 부여된 사명으로 ‘금융 개혁’을 꼽았다. 박근혜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4대 구조 개혁(금융, 노동, 공공, 교육) 중 하나다. 당초 유임이 예측됐던 신제윤 위원장을 교체할 정도로 현 정부는 금융 부문이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주길 기대하고 있다.
임 내정자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하면서 금융 개혁을 큰 바윗돌을 움직이는 일에 비유한 적이 있다. 그는 “경제는 풍선이 아니라 ‘후’ 하고 바람을 불어넣는다고 ‘탁’ 떠오르지 않는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가 보기에 경제는 큰 바윗돌과 같다. 임 내정자는 “바윗돌을 움직이려고 계속해서 센 힘으로 물을 흘려보내면 처음 밀리게 하는 것은 어렵지만 한번 밀리기 시작하면 그다음부터는 가속도가 붙어 쉽게 굴러간다”며 “금융 개혁도 당장은 어렵지만 시장 기대가 꺾이지 않도록 신속·강력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는 개각 발표 후 매일경제신문과 전화 통화하면서 현 금융시장에 대해 “경기 살리기뿐 아니라 창조경제에 대한 금융의 지원 기능이 여전히 미흡하다”며 “금융당국의 과도한 규제뿐 아니라 규제를 피하는 데 급급한 금융회사의 무사안일한 자세도 문제”라고 진단했다.
경제 활성화라는 대의를 달성하기 위해 금융당국과 금융회사가 다 같이 ‘보신주의’를 파괴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임 내정자는 “금융사고가 나면 규제를 하고 규제를 하다 보면 금융 산업 자체가 위축되는 악순환이 이어져왔다”며 “당국은 모든 문제를 규제로 해결해왔고, 시장 플레이어들은 규제 완화를 빌미로 내부 통제를 소홀히 하는 무책임한 행태를 지속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가 ‘코치’가 아닌 ‘심판’ 기능을 하고 플레이어들은 그 안에서 시장 질서를 위배하지 않으면서 마음껏 창의를 발휘하도록 영업환경을 조성해 나가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임 내정자는 은행의 보신주의 문화를 바꾸려면 금융감독 관행이 먼저 달라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임 내정자는 과거 인터뷰에서 “금감원이 한번 지도하면 은행원들은 그와 비슷한 건은 일절 취급하지 않으려고 한다”며 “감독당국 관행이 은행 문화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가 취임하면 건전성 규제를 포함해 강력한 규제 완화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금융당국은 금융권의 자율적인 건전성 관리를 신뢰해야 한다”며 “당국이 진정으로 규제를 완화하겠다면 건전성 규제 자체를 건드려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임 내정자는 금융사가 기업 대출 규모를 늘리면서도 수익을 더 낼 수 있는 기업과 상생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보고 있다. 단, 금융사가 억지로 대출하도록 정부가 팔을 비틀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임 내정자는 지난 인터뷰에서 “대기업과 우량 중소기업은 은행들이 이미 경쟁적으로 선점해 지원하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며 “창업 기업이나 중신용도를 보유했지만 담보가 없는 기업들이 은행 대출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은행 스스로 여신 심사능력을 강화해 성장성 높은 대출을 많이 해준 직원을 우대하고, 감독기관도 이 같은 대출에 대한 면책을 확실하게 해주고, 담보가 아닌 기술력과 동산에 대한 평가시스템을 완비하는 정책이 함께 추진돼야 경기가 활성화하고 금융 산업도 살 수 있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가 차기 금융위원장에 오르면 기술금융, 핀테크, 모험자본 활성화와 같이 신제윤 위원장이 내놓은 정책들을 이어받는 한편 가시적인 성과를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 과정에서 금융 산업을 단지 실물경제 지원수단으로 삼을지, 아니면 경제의 핵심동력으로 삼을지 주목된다.
올해 최대 이슈로 떠오른 인터넷 전문은행 설립 허가와 관련해서는 실현 가능한 방안을 찾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임 내정자는 최근 전화 통화에서 “은산분리와 금융실명제 규제는 현실적으로 해결하기 간단치 않은 문제”라며 “당장 규제 완화를 얘기하기보다 실제로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찾아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기존 은행들의 스마트금융 영역을 확대하기보다는 새로운 IT기업에 금융 산업 진출 기회를 줘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올해 국내 금융시장의 가장 큰 리스크로 그는 ‘가계부채’를 꼽았다. 임 내정자는 “가계부채 부담이 커지면 소비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구조적인 문제부터 다시 살펴보겠다”고 말했다.
금융회사를 경영한 경험이 있는 임 내정자의 금융회사 경영관은 남다르다. 그는 금융지주회사 체제의 순기능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는 “지주는 종합적인 시너지 전략과 비용 절감 방안을 세우되 구체적인 경영은 계열사 자율에 맡겨야지 일일이 개입해서는 안 된다”며 “지주는 차후에 계열사 경영 성과를 평가해 인사로 반영하면 된다”고 말했다.
■ 임종룡 리더십, 부드럽고 겸손한 금융·기획통…재경부시절 ‘닮고싶은 상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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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종룡 금융위원장 내정자가 평소 가슴속에 새겨두고 주변 사람들에게 자주 인용하는 칭기즈칸 명언이다. 희대의 영웅으로 꼽히는 칭기즈칸도 주변 사람 조언에 귀를 기울인 덕분에 대제국을 호령하는 리더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임 내정자도 재경부 관료 생활 32년, 농협금융지주 회장 2년 동안 특유의 부드럽고 겸손한 리더십으로 주변 사람에게 신임을 얻었다.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시절 매년 직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여러 번 이름을 올렸다. 첫 민간 직장이었던 농협금융지주에서도 외부 출신인데도 불구하고 농협 노조뿐 아니라 전국 농협 조합장들 지지까지 얻었다.
임 내정자는 관료 생활 시작부터 남들보다 앞섰다. 아버지 뜻에 따라 일찍이 공직의 꿈을 품은 임 내정자는 대학교 3학년 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이듬해에 바로 재무부 생활을 시작했다. 1999년 은행 제도과장 시절부터 ‘최연소’라는 타이틀을 달고 승승장구했다. 2010년 ‘기수 파괴’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재부 1차관에 승진했다. 2013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취임할 때도 지주 회장 중에서 가장 나이가 어렸다.
재경부에서 과거 재무부와 경제기획원(EPB) 내 핵심 업무를 담당했던 금융정책국·경제정책국에서 주요 국·과장을 역임했다. 예산·물가와 같은 거시경제와 금융·세제를 포함한 미시경제를 두루 섭렵해 기재부에서 흔치 않은 금융·기획통으로 꼽힌다.
임 내정자는 공직 생활 절반 이상을 부실 기업·금융사 구조조정을 하는 데 보냈다. 2001년 재경부 증권제도과장 시절 만든 기업구조조정촉진법(기촉법)은 현재까지 기업 구조조정의 큰 틀로 적용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때 청와대 경제금융비서관을 맡으며 ‘위기 해결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한번 맡은 일은 책임감 있게 반드시 해내고 만다는 평이다. 2009년 11월 청와대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준비회의 도중에 ‘아버님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들었다. 그러나 차마 말을 꺼내지 못했다가 부친 임종을 놓친 일이 있을 정도다. 업무 조정 능력도 탁월해 그를 아는 주변에서는 최소한 부총리 자리엔 오를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간에서도 조정 능력을 발휘했다. 2013년 농협금융지주 회장에 부임해서는 대주주인 농협중앙회를 설득해 독립적인 인사권과 경영권을 가져왔다.
신제윤 현 금융위원장과 24회 행시 동기이며, 진웅섭 현 금감원장(28회)보다 행시 기수는 앞서지만 나이는 같아 친구처럼 지낸다. 부인 최수형 씨는 PD로 KBS에서 근무 중이며 슬하에 1녀를 두고 있다.
군대는 시력 저하 때문에 보충역(방위)으로 마쳤다. 2013년 3월 전 국무총리실장 자격으로 관보에 공개된 재산 내용에 따르면 총 16억6016만원을 신고했다.
부동산 자산으로는 당시 본인과 배우자가 공동으로 소유한 서울 여의도 광장아파트가 7억8200만원이었고 2011년 상속받아 형제들과 공동 소유하고 있는 송파구 훼미리아파트가 3억4700만원(지분 절반 해당)으로 총 11억2900만원이다. 예금자산은 배우자, 자녀를 합쳐 총 5억865만원이었다.
■ He 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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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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