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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한국거래소 상장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신일건업, 삼환기업, 남광토건 등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3곳이 투자에 유의해야 할 종목으로 지정됐다. 내부결산 결과 지난해 말까지 이들 3개 기업 모두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자본잠식이란 회사의 적자폭이 커져 쌓아둔 잉여금이 고갈되고 자본금까지 까먹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 중에서도 자본총계(자기자본)가 마이너스인 상태를 완전 자본잠식이라고 하며, 이는 거래소 규정상 상장폐지 사유다.
신일건업은 지난해 개별 기준 897억원에 달하는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폭을 키운 결과 곳간이 바닥을 드러냈다. 작년 말 부채(1917억원)가 자산(1581억원)보다 많아져 자기자본이 마이너스 335억원이 된 것. 마찬가지로 주택사업 미분양에 따른 대손상각비를 부담한 남광토건, 공정거래법 위반에 따른 과징금 폭탄을 맞은 삼환기업의 연결 자본총계도 각각 -656억원과 -191억원을 기록했다.
외부감사 결과 수치가 조금 바뀔 수는 있지만 이들 기업은 다음달 말까지 완전 자본잠식 상태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증시에서 퇴출 수순을 밟게 되는 만큼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 감자를 통해 자본잠식률을 낮추고 상장폐지를 모면한다 할지라도 기존 주주들은 보유하고 있던 주식 수가 감자 비율만큼 줄어들어 손실이 불가피하다.
완전 자본잠식뿐만 아니라 2013년 회계연도 말 50% 이상 부분 자본잠식을 사유로 지난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기업들도 2년 연속같은 사유가 발생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된다. 지난해 자본금을 절반(50%) 넘게 까먹어 관리종목 명단에 이름을 올린 종목은 로케트전기, 현대페인트, 동양, 동양네트웍스, STX, STX엔진, STX중공업, 티이씨앤코, 현대시멘트 등 총 9곳이다. 2013년 회계연도 ‘감사의견거절’로 이미 상장폐지가 확정된 로케트전기를 제외하고 대부분 감자를 실시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자본잠식률을 50% 미만으로 낮춘 상태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실적이 매우 부진한 기업들도 벼랑 끝에 내몰렸다. 5년 연속 개별 재무제표 기준 영업적자를 기록하면 상장폐지되는 만큼 2013년까지 4년간 적자를 냈던 기업은 특별 경계 대상이다. 3월 말까지 제출된 사업보고서상 영업손실이 확인되면 이의신청도 받지 않은 채 곧바로 정리매매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2010년부터 2013년까지 4사업연도 연속 영업손실로 퇴출 위기에 몰린 기업은 유니슨, 엔알케이, 해피드림, 와이즈파워, 자연과환경, 엘컴텍 등 6곳이다.
유니슨과 해피드림은 각각 지난해 94억원, 3억원 영업흑자를 내며 일단 한 고비를 넘겼다. 그러나 작년 잠정실적을 공개하지 않은 기업 가운데 3분기 말까지 누적 42억원 영업적자를 냈던 엔알케이는 4분기 손실폭을 만회하지 않는 이상 위험한 상황이다. 와이즈파워도 3분기 말까지 2억원 영업흑자에 그쳐 안심할 수 없다. 프리젠의 경우 이미 2012년까지 5년간 영업손실을 내 상장폐지가 확정되고 지난해에도 20억원 적자였으나 상장폐지 무효확인소송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최근 3개 사업연도 중 2개 연도 이상에서 자기자본 50%를 초과하는 ‘법인세비용 차감 전 계속사업손실’이 발생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됐던 종목도 지난해 동일한 사유가 발생했으면 증시에서 쫓겨난다. 이런 이유로 현재 관리종목인 기업은 뉴프라이드, 케이엠알앤씨, 오성엘에스티, 플레이위드, 케이디씨, 대성엘텍, 아이에이, 베리타스, 씨엑
지난해 3분기 말 기준으로 상장폐지 될만한 종목은 없지만, 혹시라도 사유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에 대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보고서 제출기한이 다가오면 관리지정 또는 상장폐지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을 중심으로 불공정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도 유념해야 한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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