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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 우호지분은 19.09%로 넥슨의 15.08%를 넘어서게 됐다. 다만 지난해 말 주주명부가 마감돼 넷마블게임즈는 다음달 있을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한 김 대표는 날씨를 가리켜 “하얀 눈이 내려 좋은 날의 시작이 아닐까 싶다”며 “방준혁 넷마블게임즈 의장과 수차례 함께 고민하며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방준혁 의장은 “양사가 플랫폼과 기존 게임 지적재산권(IP)을 공유하는 게 쉽지 않았지만 글로벌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합의했다”고 강조했다.
간담회에선 최근 넥슨과 경영권 분쟁에 대한 질문이 김 대표에게 몰렸다. 그는 “이번 결정은 모바일 시장 성공을 위해 방 의장과 수년간 준비해온 것으로 (넥슨 건과) 관계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방 의장은 우호세력 역할에 대해 “엔씨가 성장할 회사로 나아간다면 당연히 같은 편에 선다”며 “잘 되도록 들여다보고 조언하는 관계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로 대표되는 동시다중접속롤플레잉게임(MMORPG)으로 성공을 거둬왔다면, 넷마블게임즈는 ‘다함께차차차’ ‘모두의 마블’ 등을 흥행시킨 모바일게임 강자다. 마침 엔씨소프트는 올해 모바일에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고 넷마블게임즈는 ‘엘로아’와 ‘파이러츠’로 온라인게임 도전에 나선 상황이다.
전날 지분투자 소식에 “협의되지 않은 사항”이라며 불편한 반응을 내놨던 넥슨은 “엔씨소프트의 자사주 매각 결정이 진정으로 주주 권리를 존중하고 장기적인 회사 발전을 위한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입장을 보였다.
다만 엔씨소프트가 백기사를 찾기 위해 넷마블게임즈 주식을 비싸게 샀다는 논란은 피해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비상장주식인 넷마블게임즈 주식은 지난해 3월 중국 IT콘텐츠 기업 텐센트가 매입할 때보다 2배 가까이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엔씨소프트가 넷마블게임즈를 백기사로 끌어들이기 위해 일부러 10% 미만의 넷마블게임즈 주식을 취득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상법 제369조 3항에 따르면 A회사가 B회사 발행주식 총수의 10분의 1을 초과하는 주식을 가지고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는 넷마블게임즈 지분을 비싸게 매입했다는 분석 때문에 엔씨소프트 주가가 약세를 보였다. 전날보다 4000원(2.07%) 하락한 18만9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용환진 기자 / 윤재언 기자 / 추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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