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선임된 김병호 신임 하나은행장(54)은 매일경제신문과 전화통화하면서 지주사를 중심으로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정비해 수익성을 강화하겠다는 경영 방침을 밝혔다.
김 행장은 “지주의 글로벌 전략에 따라 은행 본점과 글로벌 네트워크의 협력을 강화하고 현재 법인, 지점으로 분산돼 있는 글로벌 네트워크를 효율적으로 정비해 수익성 강화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김 하나은행장은 하나금융에서 ‘준비된’ 은행장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재무, 전략, 글로벌 영업 부문을 총괄하면서 지금의 하나은행이 성장하기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기 때문이다.
김 행장은 서울대 영문과와 미국 버클리대학 MBA를 나와 탁월한 외국어와 경영 협상 능력을 인정받아 초고속으로 승진했다. 1987년 한국투자금융에 입사했다가 미국 시카고은행에서 2년간 근무하면서 경험을 쌓은 것도 글로벌 역량을 키우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됐다.
1991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국제센터지점장, 경영관리팀장을 맡으며 김승유 당시 하나은행장으로부터 경영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실무자로서 자본 확충에 성공해 당시 김승유 행장 부임 후 첫 위기를 넘기는 데 ‘키맨’ 역할을 했다. 또 2002년 서울은행, 외환은행 인수 등 주요 인수·합병(M&A) 이슈가 있을 때마다 협상을 진두지휘한 ‘전략통’으로 꼽힌다.
2005년 하나금융지주 설립 당시 설립기획단 팀장을 맡으면서 상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하나은행 경영관리그룹, 기업영업그룹, 마케팅·글로벌사업그룹 담당 부행장을 역임하면서 핵심업무를 두루 거치며 김정태 현 하나금융지주 회장과 손발을 맞췄다.
김 행장은 현 시중은행 행장 중 유일하게 1960년대에 태어난 가장 젊은 행장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현직 은행장 중에서 글로벌 현장 경험이 많고 역량이 뛰어난 사람”이라며 “하나금융이 지향하는 ‘글로벌 40위, 아시아 5위 금융그룹’과 딱 맞는 적임자”라고 말했다.
김 행장은 현재 법원의 합병 중지 가처분 결정으로 무기한 중단된 하나·외환은행 통합 작업을 완수해야 하는 중대한 과제에 직면해 있다. 그는 하나은행과 외환은행이 ‘원뱅크’라는 점을 강조하며 통합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김 행장은 “하나·외환은행은 ‘원뱅크’ ”라며 “김정태 회장의 리더십하에서 원뱅크의 토대를 만
김 행장은 온화하고 합리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직무대행 기간 중에는 부서장 중심의 관행적인 회의와 보고체계를 실무자 중심으로 바꾸고 행원들과도 격의 없이 토론 했다. 김 행장은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최우선”이라며 “영업력을 회복하는 데 매진하겠다”고 말했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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