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은 지난해 4월 25일 연간 매출액을 14조6000억원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최근 실제 발표한 매출액은 12조8791억원에 그쳤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일반 상선 건조 물량 감소와 일부 프로젝트 공정이 지연되면서 매출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망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는 증권사가 많다.
조병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선박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이 아니라는 점에서 하락세로 전환된 중고선과 가격 경쟁이 재현될 가능성은 부담 요인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연초 공시되는 상장사 실적 전망을 어디까지 믿어야 할지 투자자들이 헷갈려 하고 있다.
본지가 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통해 조사한 결과 상당수 기업의 실제 연말 발표 실적이 연초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림산업도 전망치보다 부진한 실적을 공개했다. 지난해 초 매출액이 10조132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 발표치는 9조2961억원에 그쳤다. 대림산업은 지난해 영업손실 2703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회사 관계자는 “국외 플랜트 사업이 글로벌 경기 둔화로 부진했다. 작년에 수주도 많이 떨어지고, 추가 원가가 발생해서 영업이익도 안 좋아졌다”고 말했다. 대림산업은 올해는 영업이익이 3000억원을 기록할 것이라는 실적전망 공시를 지난달 22일 내기도 했다.
이같이 기업 전망치와 실제 발표 내용 간에 차이가 많이 발생함에 따라 실적 전망 공시는 믿고 투자할 만한 내용이 아니며 ‘전망은 전망일 뿐’이라고 생각하라는 조언까지 나온다. 기업 실적 전망 공시는 기업 자율 공시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투자자 혼란을 초래할 공시들이 많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금융당국의 제재 기준은 모호하다. 거래소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확정 실적이 나온 후 사후 조사를 한다. 전망치와 차이가 많이 나면 사유가 명확하지 않을 때는 불성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되면 위반 정도에 따라 거래소에서 벌점을 부과하고 심하면 하루 매매거래정지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전망치와 실제 실적 간 차이가 얼마만큼 벌어져야 하는지, 또 사유의 범위 등이 정해져 있지 않아 고무줄 잣대라는 지적이다.
[박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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