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그룹은 자구책의 일환으로 자회사 현대증권 지분(22.43%)에 대한 매각 절차를 밟고 있다.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즈(9.54%)와 나타시스은행(4.74%)도 동반매각권을 행사해 총 36.71%가 매물로 나왔다.
현대증권에 뜨거운 관심을 보내고 있는 곳은 본입찰에 참여한 PEF 오릭스와 파인스트리트. 양사 모두 장부가인 1조원(주당 1만1500원)을 넘는 가격을 써낸 것으로 알려져 두 차례나 연기된 인수전이 올해 상반기 마무리될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자금력이 뛰어난 오릭스 측에 무게를 두고 있다. 자산규모가 92조원에 달하는 일본의 대표 금융그룹으로, OSB저축은행, 스마일저축은행, STX에너지에 투자한 바 있어 국내 사정에도 밝다는 평가다.
또한 지난해 현대로지스틱스를 인수하면서 현대그룹과 우호적 관계를 형성했다는 점도 부각됐다. 오릭스는 인수 당시 현대상선과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재매각시 원금과 시세차익을 공유하는 인수 구조를 만들었다. 오릭스 관계자는 이번 현대증권 인수전에서도 현대그룹과의 협력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현대증권의 2대주주인 자베즈파트너즈와 함께 입찰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컨소시엄 형태로 투자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오릭스의 이름으로 대출을 받아 단독 입찰했다”고 전했다.
경쟁자인 파인스트리트도 현대증권에 대한 인수 의지가 뜨겁다.
투자업계의 거물로 불리는 조건호 회장이 '한국형 리딩 IB 육성'을 목표로, 직접 인수전을 이끌고 있다. 조 회장은 오릭스에 비해 자금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뒤집기 위해 주요 출자자로 세계 5대 PEF인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를 유치했다. 아폴로는 운용하는 순자산(AUM)이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약 160조원에 달하는 '글로벌 큰손'이다. 파인스트리트는 그외 교직원공제회 등 국내 주요 연기금에서도 자금을 유치해 1조원이 넘는 인수가를 적어 냈다.
매각주관사인 산업은행은 이같은 인수 열기를 기반으로 매각에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지난번 낮은 입찰가로 매각에 실패한 바 있어 절차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홍기택 산업은행 회장은 지난 28일 "3월까지는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해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하고 5~6월까지는 모든 절차를 종료할 것”이라며 "매각금액과 자금 조달의 구조, 현대증권에 대한 운영 계획 등을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르면 오늘 중 우선협상대상자가 결정될
현대증권은 지난해 영업이익 401억2600만원을 달성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44.0% 증가한 2조6505억5100만원 기록했고, 당기순이익은 352억36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매경닷컴 이가희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