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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편의를 위해 시중은행이 내놓은 모바일앱이 오히려 소비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다. ‘대동소이’한 앱이 많아 설치와 사용이 번거롭기 때문이다. 더욱이 유사 앱을 깔도록 유도하는 해커들에게도 악용될 수 있다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하나·국민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이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 내놓은 개인 소비자용 모바일앱은 총 42개에 달한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은 앱을 출시한 곳은 신한은행으로 안드로이드 마켓과 애플 앱스토어에 각각 11개씩, 총 22개를 내놨다. 뒤이어 우리은행(12개), 하나은행(4개), 국민은행(4개)이 모바일앱을 선보이고 있다.
문제는 같은 은행이 내놓은 모바일앱 기능이 서로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신한은행 주력 모바일앱인 ‘신한S뱅크’는 ‘신한S뱅크미니’와 디자인을 제외하고는 기능이 같다. 우리은행도 ‘원터치개인뱅킹’ ‘원터치금융센터’ ‘당근easy뱅킹’ 등 기능 차이가 없는 앱이 등록돼 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앱도 많다. 신한은행이 출시한 ‘미션플러스’ ‘김총무’ ‘두근두근커플샷’ 등은 이름만 들어서는 쉽게 쓰임새를 알기 어렵다. 소비자에게 혼란을 줄 수 있는 대목이다. ‘김총무’는 동호회 자금관리 앱이며 ‘미션플러스’는 저축관리 앱이다. 각종 편의기능을 갖춘 앱이지만 이마저도 관리가 안 돼 오류가 빈번하다.
소비자들은 상황이 이렇다 보니 주력 앱을 제외하면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신한은행의 ‘신한S뱅크’ 앱은 안드로이드 마켓 기준으로 500만여 건의 다운로드 건수를 기록했지만 ‘신한Smail’ 앱을 제외한 9개 앱은 다운로드 건수가 1만~10만건에 불과하다. 신한은행은 앱 1개를 만드는 데 2억~3억원가량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2금융권인 카드사의 경우 기능별로 앱을 나눠 출시하고 있다. 신한카드가 안드로이드 마켓에 내놓은 앱은 총 7개로 기본조회, 간편결제, 쇼핑 등으로 기능을 특화시켰다. 하지만 기능별로 앱이 나뉘어 있어 일일이 설치해야 하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불편을 호소하기도 한다. 앱이 많다 보니 금융회사에서 정식으로 출시한 앱과 가짜 앱 구분이 어렵다는 문제도 있다. 안드로이드 마켓의 경우 앱을 올리면 심사과정 없이 곧바로 등록할 수 있다. 따라서 정식 앱과 외관이 비슷한 ‘악
일부 시중은행은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모바일뱅킹을 개편한다는 방침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모바일뱅킹 전면 개편을 통해 여러 앱의 서비스를 집중하면서 속도와 안정성을 높일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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