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에서 국내 1위 카지노 업체 파라다이스를 바라보는 투자자들 시선은 곱지 않다. 지난해 2만6700원으로 출발해 같은해 8월 최고 4만1400원까지 치솟았던 주가가 5개월만인 21일 2만4700원까지 미끄러졌기 때문이다. 이런 주가 롤러코스터는 한국과 중국 정부의 카지노 관련 엇갈린 규제 때문이다. 그러나 기업가치의 본질인 재무상태와 실적은 안정적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지난 8일 국민연금이 파라다이스 지분 3.97%를 신규 취득하면서 주가가 바닥이라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이혁병 파라다이스 부회장(CEO·최고경영자)는 21일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넉넉한 현금을 바탕으로 올해 지급될 작년 결산배당 규모를 확대할 것”이라며 "2012년 26.8%, 2013년 32.1%에 그쳤던 배당성향을 2014년 5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2011년까지만 해도 50%에 육박하는 배당성향을 고집했던 파라다이스가 지난 2년간 당기순이익의 20~30% 밖에 주주에게 돌려주지 못한 까닭은 영종도 복합카지노 리조트 건설을 앞두고 자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7년 완공 예정인 파라다이스시티에 대한 출자가 마무리되고 지난해 7월 자사주 750만주 매각으로 2973억원 상당의 운영자금까지 추가로 확보하면서 배당할 수 있는 현금이 늘었다.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2012년 1433억원, 2013년 2523억원에서 지난해에는 3분기 말 4088억원까지 쌓인 상태다.
파라다이스 실적의 가장 큰 적은 '중국 리스크'다. 중국 정부가 카지노 관련 비자 규제, 정켓(중개업자) 단속에 총대를 매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파라다이스 전체 드랍액(카지노칩 구매액)에서 중국인 VIP 드랍액이 차지하는 비중은 63%에 달한다. 중국 VIP가 줄면 실적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 부회장은 "중국 정부의 단속 강화와 마카오 카지노의 위축 등으로 2014년 영업이익이 전년도 1344억원보다 줄어들 전망”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매출액은 전년(6303억원)보다 약 1.5%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 외국인전용 카지노 매출성장이 0.2%에 그치고 경쟁사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인 데 비하면 선방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이익률은 2011년 13.7%, 2012년 15.7%, 2013년 21.6%으로 2008년 이후 줄곧 상향궤도를 그리다가 작년 처음으로 하락세가 점쳐지고 있다.
올해 파라다이스 실적을 끌어올릴 수 있는 변수로는 영업점 확장, 계열사 합병 효과 등이 꼽힌다.
파라다이스는 3월 말까지 인천점을 30% 넓히는 데 이어 5월 말까지 워커힐점 25% 확장, 하반기 제주 그랜드점 80%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아울러 파라다이스는 현재 지분 관계가 없는 부산점 합병을 올 상반기에 마칠 계획이다.
이 부회장은 "계열사 매각과 파라다이스시티 기공식 때문에 작년 4분기 예정이던 부산 카지노 합병이 지연됐다”면서 "올해 상반기 마무리지어 하반기부터 실적 개선으로 반영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실적 기저효과, 부산점 합병 효과 등을 고려하면 올해 하반기가 파라다이스 매수 적기”라고 평가했다.
파라다이스의 유가증권시장 이전 상장은 부산점 합병에 이어 오는 2016년 제주 롯데카지노 합병까지 끝난 뒤 본격적으로 추진될 계획이다. 경쟁업체 GKL(세븐럭카지노), 강원랜
이 부회장은 "코스닥 시가총액 2~4위를 넘나드는 대장주로서 코스피 이전 상장은 늘 염두에 두고 있는 부분”이라면서 "상장 이전 신청 시기는 합병이 마무리된 뒤로 조율 중”이라고 밝혔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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