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켓리더에게 듣는다 ⑥ 구성훈 삼성자산운용 대표 ◆
국내 최대 자산운용사인 삼성자산운용의 새로운 수장을 맡은 구성훈 대표는 14일 매일경제와 취임 후 첫 언론 인터뷰를 하면서 “올해 글로벌 시장 곳곳에 위험 요소들이 도사리고 있어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리스를 필두로 한 유로존 붕괴 우려, 유가 하락에 따른 러시아 경제위기 가능성, 급등한 미국 중국 일본 증시 수급 불안 등을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 대표는 “변동성 리스크에 대응하기 위해 우선 금융자산 중 50%는 한국과 선진국 국채 등 안전자산을 밑바닥에 깔아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나머지 50%는 리스크를 최대한 낮추면서도 초과 수익을 노리는 방법으로서 상장지수펀드(ETF)와 일반 주식형 펀드를 활용한 글로벌 자산 배분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금융자산의 25%는 한국 미국 중국 등 국가와 업종 ETF, 25%는 액티브 펀드 투자를 추천했다. ETF를 추천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주식과 마찬가지로 증시를 통해 글로벌 시장 변화에 따라 즉각적으로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수 있어 변동성 장세에서 가장 효과적인 자산 배분 수단이기 때문”이라는 설명과 함께 “올해 주요 해외 업종 ETF를 추가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자산 배분 전략에 대해 묻자 구 대표는 “올해는 미생(美生·미국이 산다)의 해가 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5%를 기록하는 등 미국의 경기 회복세가 가장 뚜렷하고, 혼재된 글로벌 리스크와 맞물려 안전자산으로서 미국 시장의 투자 매력이 가장 높다는 얘기다. 삼성운용이 2013년 10월 출시한 ‘삼성미국다이나믹자산배분’ 펀드는 15개월 만에 수탁액이 7000억원 규모로 커졌을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중국 시장에 대해서는 “상하이 증시가 지난해 말과 연초 상승으로 인해 일시적인 조정은 예상할 수 있으나 중국 정부의 유동성 효과는 당분간 유효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주식형 펀드로는 ‘주가연계증권(ELS) 인덱스 펀드’가 가장 매력적인 상품이라고 지목했다. 펀드가 담은 ELS ‘녹인(Knock-In·원금손실)’ 조건이 없고 만기 때 설정 당시 기초자산 가격의 60% 이상이면 수익 조건을 달성할 수 있어 변동성 장세에서도 비교적 손실 위험이 낮으면서 연 5% 이상 수익 추구가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구 대표는 올해 주요 경영 목표로 ‘해외 리서치 강화’를 강조했다. 현재 국내 운용사들의 리서치가 지나치게 국내에 집중돼 있으며 국내시장의 저금리·저성장과 글로벌 변동성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해외 리서치 강화가 필수적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단기적으로는 오랫동안 몸담았던 삼성생명의 해외 네트워크(30개 자산운용사)를 활용해 한국뿐만 아니라 아시아와 글로벌 시장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는 펀드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또 조만간 인수할 삼성생명 뉴욕법인과 미국 뉴욕생명자산운용 간 합작법인을 출범시켜 글로벌 채권 전문운용사로 만들어 자산운용 글로벌화를 위한 교두보로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구 대표는 국내 펀드시장이 고객들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한 방법에 대해서도 고민하고 있다. 그는 “고객 수익률을 지키기
■ 구성훈 대표는…
△1961년 서울 출생 △대신고 △고려대 경제학과(동대학원 석·박사) △삼성화재 △삼성생명 자산운용본부장(부사장) △삼성자산운용 대표이사
[최재원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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