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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1월 8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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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동부대우전자가 13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해 시설투자를 추진하는 가운데 300억원 규모 채권을 외부 투자자가 아닌 직원들에게 할당한 것이 논란이 되고 있다. 회사 직원들이 회사의 주인이 아니라 채권자가 된 셈이다.
8일 동부대우전자에 따르면 회사는 광주공장의 생산설비와 중국 톈진공장 설비를 맞바꾸는 데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총 1300억원 규모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사모 회사채는 특정 소수 투자자만을 대상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일반 대중에게 풀리는 채권이 아니기 때문에 금융감독원에 회사채 신고서류(증권신고서) 제출할 필요없이 회사 자율적으로 발행이 가능하다. 이 가운데 1000억원 회사채는 해외 금융기관 차입금 등 외부 투자기관을 유치해 발행하는 데 성공했지만 나머지 300억원 회사채는 투자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동부대우전자는 남은 회사채를 매각하기 위해 회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청약을 받았다. 이 가운데 절반 정도를 실제로 임직원들이 인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대우전자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회사채를 발행한 것에 대한 전문가들 시각은 엇갈린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회사채를 발행하는 것은 흔치 않은 사례이기 때문이다.
회사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조달하는 경우 유상증자(주식)에 참여할 기회를 주는 게 일반적이다. 회사는 자금조달 목적 뿐만 아니라 직원들이 회사 주주가 되면 주주가치(주가)를 높이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할 수 있되는 1석2조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외부에서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동부대우전자가 회사 빚을 직원들에게 떠넘기려는 것이라고 지적한다. 회사 경영진이 직원들이게 권유한 회사채 인수를 직원들이 거부하기 어려운 실정이라 울며 겨자먹기 투자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동부대우전자가 직원들을 상대로 발행한 회사채가 '꽤 괜찮은 투자'라는 의견도 있다. 채권 발행금리가 연 7%로 높은 편인데다, 만기도 1년으로 짧기 때문이다.
동부대우전자 관계자는 회사가 진행하는 중장기 프로젝트에 직원들이 동참하고 수익도 공유하자는 차원에서 임직원 대상 회사채 발행을 생각해낸 것이라며 회사가 억지로 직원들에게 회사채 인수를 요구하지는 않았다고 설명했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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