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제윤 금융위원장과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신년사를 통해 임직원들에게 강조한 사자성어로 올해 금융정책·감독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신 위원장은 1일 신년사에서 논어 옹야편에 나오는 ‘행불유경’이라는 문구를 인용했다. 길을 나설 때 지름길이나 뒷길을 택하지 않고 떳떳하게 큰길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새해 역점 과제로 제시한 ‘핀테크 혁명’을 확실하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신 위원장은 핀테크 혁명을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시대적 흐름”이자 “한국 금융 미래를 위한 당위적 과제”라고 강조했다. 인터넷 전문은행을 포함한 핀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관련 규제를 전면 개편할 계획이다.
신 위원장은 “우리가 가는 길이 대의고 정도라면, 가시덤불이 뒤덮은 험난한 길이라 하더라도 무소의 뿔처럼 묵묵히 전진해야 한다”며 “꾸준하고 성실하게 일을 추진해 나갈 때 ‘금융강국’ 실현이 한층 더 가까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 원장은 임직원들에게 ‘부드러운 것이 강한 것을 이긴다’는 의미인 ‘유능제강’ 정신을 발휘해 달라고 주문했다. 지난해 카드사 정보 유출, KT ENS 대출 사기와 같은 금융사고가 연이어 터지면서 금감원 관리감독 능력에 대한 불신도 커졌다. 진 원장은 임직원들에게 “금융회사와 금융소비자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감독원 방침을 설명해야 할 때는 다소 시간이 걸리더라도 충분한 근거를 제시하면서 상대방에게 이해를 구하는 유연한 자세로 업무에 임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새해에는 금감원이 국민과 맺은 기본적 ‘약속’을 지키는 데 충실함으로써 금융산업 신뢰를 공고하게 다져나
진 원장은 “가계부채, 기업 부실과 같은 시장 불안 요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감독·검사 방식을 금융사 자율과 창의·경쟁을 최대한 존중하는 방향으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며 “금융소비자 권익 신장과 서민 취약계층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배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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