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전력 삼성동 땅 개발 예시도. [사진 제공 = 서울시] |
“한전 용지에서 볼 때 탄천 건너편에 있는 아시아선수촌 아파트 인근은 그래도 아직 가격이 덜 반영됐어요.”(송파구 잠실동 잠실사랑공인 정찬일 대표)
지난달 30일 저녁 늦게 방문한 삼성역 한국전력 본사 주변. 늦은 시간이지만 삼성역 코엑스 남쪽에선 ‘인터컨티넨탈 서울파르나스’ 호텔 공사, 북쪽으로는 2015년 3월 개통 예정인 지하철 9호선 2단계 연장구간 공사가 한창이다. 건너편 한전 본사 인근에는 카페 몇 개와 레스토랑 등이 드문드문 위치해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달 28일 매일경제 데스크들과 집단인터뷰하면서 강남 한전 용지 일대 국제교류복합지구를 MICE(국제회의·관광·컨벤션·전시회)형 복합리조트인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 이상으로 육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면서 삼성역을 중심으로 한 일대가 재조명받고 있다. 특히 일각에선 한전 용지 일대를 서울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조성하겠다는 박 시장의 계획이 그의 차기 정치행보와 맞물려 돌아갈 것이란 전망까지 나오면서 관심을 끈다.
지난해 9월 한전 용지를 10조5500억원에 낙찰받은 현대차그룹은 이 땅에 2020년까지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를 짓겠다는 계획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인근 잠실역 지역에 2017년 완공 예정인 125층 규모 롯데월드타워와 맞물리면서 서울 동남권에 거대한 대형 오피스군이 생겨나게 된다. 여기에 한전 용지 맞은편에 삼성그룹이 보유한 한국감정원 땅과 매각작업이 진행 중인 서울의료원 땅에도 대형 오피스빌딩이 들어설 공산이 높다. 다시 말해 서울의 3대 도심인 광화문권역, 강남역권역, 여의도권역과 어깨를 견주는 제4의 도심, 삼성역권역이 만들어지는 셈이다.
박원순표 삼성동 MICE 프로젝트에 대한 기대감으로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미래가치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동 한전 용지 인근의 중소형 빌딩은 이미 호가가 크게 오르면서 거래 자체가 뜸해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대형 오피스빌딩 배후 주거지로 잠실동, 대치동이 새로 주목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강남역에 삼성타운이 들어선 것처럼 현대차그룹 본사가 2020년에 입주하게 되면 중산층이 늘면서 인근 배후지역 주택수요 역시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서다.
고준석 신한은행 청담역지점장은 “구매력을 갖춘 중산층 이상 직장인들이 대거 이동해 오게 되면 ‘학군’을 갖춘 대규모 주거지역 프리미엄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삼성역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강남 최대 명문 학군 대치동 일대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안전진단 통과 등 재건축사업 진행상황과 대지지분 등을 감안할 때 인근 우성아파트, 선경아파트, 미
고 지점장은 이어 “반면 인근 상권이 무조건 다 좋아진다고 볼 수는 없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며 “대규모 몰이 현대차 아래로 들어서면 소매상가를 찾는 유동인구가 중심지로 집중돼 양극화가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근우 기자 / 이승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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