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지구 분양가 상한제 폐지,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 3년 유예 등을 골자로 하는 이른바 부동산 3법이 지난달 29일 국회를 통과하면서 2015년 을미년 새해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31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새해 부동산에 대해 긍정적인 자세는 유지하되 지나친 낙관은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우선 저금리가 지속되면서 꼬박꼬박 매달 임대 수익이 나오는 수익형 상가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상가나 매장용 빌딩 시장은 지역에 따른 양극화가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안명숙 우리은행 고객자문센터장은 “상가 투자 시 전문적인 지식이 없다면 개인 임차인보다는 법인 임차인, 단기보다는 장기 임대차계약, 매년 인플레이션 수준의 임대료 상승 등을 조건으로 계약된 부동산에 투자하면 실패 확률을 줄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피스텔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저금리 시대에 소액으로 투자 가능한 수익형 부동산이란 이점도 있지만 무엇보다도 하반기부터 입주 물량이 급증하면서 수익률이 낮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오피스텔 분양물량이 2015년부터 급감하므로 공급과잉 문제는 2년 이후엔 해소될 것”이라며 “임차수요가 풍부한 지역에서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매물을 저점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밝혔다.
주택시장의 바로미터는 재건축 아파트들이다. 투자자들이 몰려 있는 탓에 부동산 3법의 국회 통과 여부 등 정부 정책 영향에 가장 민감한 지역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강남지역 재건축 투자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과거와 같은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는 ‘묻지마 투자’는 곤란하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명동스타센터 부동산팀장은 “재건축 추진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4~5년 후면 랜드마크 단지로 탈바꿈해 경쟁력이 높아진다”며 “수익률 차원에서 실수요자 수준의 기대치라면 아직 무리가 없다”고 밝혔다.
내 집 마련을 계획하고 있다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새해 1분기 분양시장을 노리거나 급매물로 나온 기존 아파트를 사는 것도 방법이다. 위례신도시 등 입지가 우수한 택지개발지구가 분양에 나설 것으로 보여 당분간 신규 분양시장은 온기가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정부가 새해 3%대 초반 고정금리 상품을 내놓고 15년 이상 장기 상품의 경우 1800만원까지 소득공제 혜택도 부여한다는 점은 주목해야 한다. 이자가 1%포인트 추가 하락하는 효과가 있다. 10년 이상 장기 프로젝트라는 점을 감안하면 내 집 마련 적기는 대출금리를 싸게 묶어둘 수 있으면서도 상대적으로 침체기에 있
박상언 유엔알 대표는 “전세금이 급등하는 수도권 지역의 경우 도심 접근성이 양호한지를 따져보면서 저점 매수 계획을 세우는 것이 유리하다”면서도 “그동안 많이 오른 지방 실수요자는 가격 상승세가 누그러지기를 기다리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근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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