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운용사인 ‘스쿠더스티븐스앤드클락(Scudder Stevens and Clark)’에서 ‘더코리아펀드(The Korea Fund)’를 운용했던 존 리 대표는 올해 1월 메리츠운용 최고경영자(CEO)인 동시에 최고투자책임자(CIO) 자리에 올랐다.
라자드운용코리아와 스쿠더에서 함께 일했던 권오진 전무도 함께 영입했다. 두 사람이 운용 중인 ‘메리츠코리아’ 펀드는 올해 설정액이 2400억원 이상 증가하면서 국내 주식형 대표 펀드로 자리 잡았다.
‘지속 성장이 가능한 종목을 발굴해 장기 투자한다’는 전략이 먹혀든 것이다. 존 리 대표는 “주식의 성공 여부는 어떤 주식에 투자하느냐에 달려 있지 ‘마켓 타이밍(투자 시기)’에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국내 주식형에선 메리츠에 이어 에셋플러스자산운용(7.2%), KDB자산운용(2.2%), 신영자산운용(1.7%), 베어링자산운용(0.7%) 등이 뒤를 이었다. 메리츠와 에셋플러스를 비롯해 신영 베어링 한국투자밸류 등 수익률 상위 10개 운용사 가운데 5개가 가치주 중심 운용사였다.
운용 성과가 좋자 가치주 운용사로 신규 투자금도 많이 몰렸다. 신영자산운용 설정액이 가장 많은 2조8551억원 증가했다. 한국밸류운용과 에셋플러스운용도 각각 1조16억원과 5534억원 각각 늘었다. 세계 2위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투자청도 약 5억달러 규모의 한국시장 가치주 투자를 위해 최근 에셋플러스 신영 한국밸류 등을 상대로 위탁운용사 선정 작업을 진행 중이다.
해외 주식형에선 중국 본토펀드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신탁운용 평균 수익률이 28.6%로 21개 운용사 가운데 가장 높았다.
한국운용의 대표 해외 주식 펀드인 ‘한국투자네비게이터중국본토’ 펀드는 연초 이후 30.28%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한국운용에 이어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26.0%), 삼성자산운용(21.5%), 동부자산운용(14.4%), KB자산운용(10.1%) 등 성과가 좋았다. 대부분 2009년부터 2010년 사이 중국 본토 주식형 펀드를 설정해 많이 팔았던 운용사들이다.
다만 해외 주식형 펀드의 높은 성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운용사에서는 자금이 오히려 빠졌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과 미래에셋자산운용에서 각각 1조원 넘는 돈이 이탈했고, 비교적 성과가 좋았던 KB운용 한국운용 이스트스프링운용 등에서도 각각 1000억원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올해 해외 주식형 펀드 성과가 굉장히 좋았음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투자자들은 중국 펀드에 대한 트라우마 때문에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기만 하고 있다”며 “이는 장기적인 포트폴리오 관리 측면에서도 대단히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해외 주식형 펀드에서 그나마 자금 유입이 가장 많았던 곳은 에셋플러스운용으로 830억원 증가했다. 에셋플러스 ‘글로벌리치투게더’와 ‘차이나리치투게더’ 펀드는 연초 이후 각각 9.52%와 6.47%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과 해외 주식형 다음으로 설정액 규모가 큰 국내 혼합형 펀드에선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평균 수익률 9.0%로 1위를 차지했다.
올해 공
이 밖에 해외 혼합형에서는 한국투신운용(10.0%), 국내 채권형에서는 교보악사자산운용(5.4%), 해외 채권형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5.7%)이 각각 선두를 기록했다.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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