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무상증자 크게 늘었다

매 연말마다 무상증자를 결정해 주주환원 요구에 부응하는 기업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상장사들 배당 확대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는 가운데 주식 배당과 유사하게 주식을 지급하지만 세금이 부과되지 않는 무상증자를 통해 주주 이익을 배려했다는 평가다.
2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유가증권·코스닥시장에서 무상증자 결정 공시 건수는 14건(중복 공시 제외)인 것으로 집계됐다. 10월과 지난달 공시 건수가 각각 4건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하면 3배가 넘게 뛴 셈이다.
무상증자란 기업이 자본잉여금 일부를 떼어 신주를 발행한 뒤 주주에게 나눠 주는 것을 의미한다. 상장사 실적이 갈수록 부진해지면서 대가 없이 신주를 주주에게 배분하는 무상증자가 줄고, 자본 확충을 위한 유상증자가 늘고 있지만 올해도 어김없이 보령제약·한미약품·JW중외제약 등 제약사들이 무상증자를 결정하며 시장 기대에 화답했다.
무상증자를 실시하면 주식 배당보다 드러나지 않지만 주주에게 돌아가는 혜택은 크다.
소득의 15.4%에 달하는 배당소득세를 낼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연말 공시하는 ‘주식배당형 무상증자’는 대부분 신주 배정기준일이 이듬해 1월 1일이기 때문에 3월 주주총회 이후 지급되는 배당보다 이른 1월 중순께 주식을 받을 수 있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도 오로지 주주 가치 제고만 목적인 것은 아니다. 제약주는 유통 주식수가 충분치 않기 때문에 0.05주의 무상증자를 결정할 경우 주식 유통을 매년 5%씩이라도 늘리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김윤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