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저녁, 대학생 최유진(23)씨는 친구들과 함께 홍대 인근에 위치한 럭키박스 매장에 들렀다. 매장 안에는 리본이 묶인 손바닥 크기의 상자들만 빼곡히 들어차 있었다. 모두 똑같은 가격(1만원)에 똑같이 생긴 상자였지만 최 양과 친구들은 상자를 놓고 다시 집기를 반복했다.
럭키박스 상자 안에는 1만원 대부터 최대 5만원 대 가격의 귀걸이가 들어있지만, 상자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는 풀어볼 수 없는 것이 럭키박스의 판매 규칙이다. 최유진 양은 “어떤 제품이 있을까 기대하게 되는 것이 재미있다”며, “가격 부담도 없으니 내가 갖거나 가볍게 선물하기에도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가를 중심으로 블라인드 마케팅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상품을 공개하지 않고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해 상품 구입으로 이끄는 마케팅 기법인 것.
럭키박스 관계자는 “소비자들은 어떤 디자인의, 어떤 가격대의 귀걸이를 갖게 될지 기대를 할 수 밖에 없는 시스템”이라며, “단순한 제품 구입의 차원을 넘어선 즐거움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블라인드 마케팅’의 핵심은 ‘박스’다. 속이 보이지 않는 박스 안에 일정 금액 이상에 준하는 물품을 채워 넣고 그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는 방식이 주로 사용한다.
이를 가장 먼저 채용해 인기를 끈 것은 화장품 브랜드였다. 겟잇뷰티박스, 글로시박스, 미미박스 등의 브랜드가 다양한 품목별 화장품을 소용량으로 넣어놓고 이를 정기적으로 발송하는 시스템으로 스타덤에 올랐다. ‘서브 스크립션 커머스’로 명명된 이 같은 판매방식은 포장 음식, 꽃까지 다양한 분야로 뻗어 나간 상황이다.
박스를 통한 블라인드 마케팅의 효과는 화장품 외에도 다양한 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난 달 한국씨티은행은 2년 연속으로 반디앤루니스와 함께 진행한 ‘씨티럭키박스데이’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이벤트는 3만원에 구입한 박스에 5만원 상당까지 물품을 담아 가져갈 수 있도록 한 이벤트였다.
의류 브랜드 리바이스는 전국 백화점 등을 통해 지난 3일까지 아우터, 데님 등을 포함해 총 30만원 상당의 제
한 업계 관계자는 이에 대해 “박스를 활용한 블라인드 마케팅은 소비자의 구매 원동력인 호기심을 자극하는 것으로 이미 시장에서 입증된 기법“이라며, “물론 이 같은 효과를 제대로 발휘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제품력이 필수”라고 전했다.
[매경닷컴 산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