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모직이 지난 18일 상장 후 사흘 동안 30%가량 급등했다. 일부 증권사는 목표주가를 기존 최상단보다 60% 이상까지 올려 잡았다.
22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제일모직은 전날보다 5000원(3.86%) 오른 13만4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상장 첫날 시초가가 10만6000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거래일 만에 26.9%나 뛴 셈이다.
제일모직의 상승세는 초고가주 사이에서도 눈에 띈다. 이날 종가 기준으로 액면가 5000원으로 환산한 주가가 672만5000원에 달한다. 현재 코스피에서 가장 비싼 주식으로 평가받는 네이버(745만원)에 이어 2위 기록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제일모직 주가 전망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현대증권은 제일모직 목표가를 20만원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지금까지 국내 증권사들이 제시한 목표주가는 12만5000원(유진투자증권)이 최고치였고, 상당수는 9만~10만원 선을 내놓은 바 있다.
전용기 현대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사업 부문만 본 주당 적정 가치는 12만원이지만 지주회사로 전환할 경우 최대 28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지주회사 전환 시점을 정확히 알 수 없는 만큼 프리미엄을 절반만 반영해 현재 목표주가는 20만원으로 정한다”고 설명했다.
제일모직 주가가 치솟는 까닭은 삼성그룹 지배구조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는 기대감에 FTSE 지수와 MSCI 지수에 조기 편입된다는 소식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내년 1월 초 전후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펀드를 통해 뭉칫돈이 제일모직으로 유입된다는 전망에 투자자들이 미리 물량 확보에 나섰다는 뜻이다.
하지만 전문가 일부에선 ‘주가 과열’에 대한 경고가 나오고 있다. 삼성그룹의 지주사 개편 작업은 장기간에 걸쳐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단기간에 주가가 급등하면서 뒤늦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제일모직의 장기적 전망이 좋긴 하지만 주가 상승 폭과 속도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코스피나 다른 대형주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제일모직에 자금 쏠림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다소 염려스럽다”고 말했다.
[손동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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