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뉴엘은 해외 수출비중이 80%정도를 차지하는 로봇청소기 전문회사로 매출 규모는 1조원에 달했다. 하지만 모뉴엘의 매출과 해외수출 상당 부분이 분식회계로 조작한 허위 매출임이 드러나면서 금융권 피해규모가 3조 2000억원을 웃돌고 있다.
이와 관련 금융권 관계자는 "6년동안이나 허위자료를 통해 자금 돌려막기를 했음에도 이를 은행들이 포착하지 못했다는 건 충격 그 자체"라며 "기본적인 재무제표조차 소홀히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최근 각 은행들은 자체적으로 중견기업 재무상황을 재점검, 미심쩍은 부분이 발견되면 자금회수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업계 일각에서는 우수 중소기업에 대해서도 대출지원이 축소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하지만 은행권 입장은 단호하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들은 금융당국의 압박으로 관련 규제에 맞춰 반강제적으로 기술금융을 지원하고 있는 상황인데 막상 사고가 발생하면 모든 잘못을 은행 탓으로만 돌린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이같은 정부의 일관성 없는'오락가락'정책으로는 담보없는 기술금융 축소가 불가피 하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이유 등으로 은행들은 신용리스크가 낮은 고신용 중소기업에만 대출을 집중, 중기대출 실적 총량만 높이고 있는 실정이다.
실례로 4~7등급에 속한 중소기업 대출 비중은 2011년 74.6%에서 올 상반기 71.2%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대기업의 경우 4~7등급에 속한 기업의 대출비중은 2011년 39.2%에서 올 6월말 현재 43.5%로 늘어나 대조적인 모습이다.
한국은행도 최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국내은행의 대출 취급액을 보면 신용리스크가 높은 중·저신용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 비중은 감소한
그는 이어 "이러한 현상은 은행의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자연스러운 모습이긴 하나 중·저신용 중소기업 입장에선 자금조달 여건이 추가적으로 악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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