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시중은행 중소기업대출 증가액이 26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은행 간 영업 경쟁이 치열하다. 은행들이 수익원 확보와 시장점유율 향상 차원에서 여신 유치에 적극 뛰고 있는 데다 정부도 중기 여신에 적극성을 보이고 있어 관련 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지나친 경쟁이 1~2년 후 부실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는 염려도 있다. 15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1월 은행권 중기대출 잔액은 511조315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4조8017억원 증가했다. 이는 2012년 9월 5조1197억원을 기록한 이후 월 증가액으로는 가장 큰 폭이다.
특히 지난달에는 신한·국민·우리·하나은행이 모두 6000억원대 이상 증가폭을 기록해 영업 경쟁이 치열해졌음을 보여줬다. 지난달 중기대출 증가액을 은행별로 살펴보면 기업은행이 1조4773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우리은행(6885억원) 국민은행(6771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중기대출이 빠르게 늘고 있는 것은 저금리와 대기업 부실로 곤혹을 치른 은행들이 수익원으로 중기를 주목하면서 관련 영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지난 8월 이후 정부가 재무제표·담보 위주 대출 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 보신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나서는 등 중기 여신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은행권 영업현장이 바쁘게 움직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영업현장에서는 과열 경쟁 양상도 나타나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은행 영업점에 중기대출 실적을 높이라는 독려가 계속되고 있다”며 “거래처를 빼앗아 오기 위해 너무 낮은 금리를 제시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부실 증가에 대한 염려 목소리도 나온다. 신동화 IBK경제연구소 부소장은 “중소기업 경기가 좋지 않은데 대출은 오히려 빠르게 늘고 있다”며 “은행권이 이렇게 공격적으로 중기 대출 영업을 벌이다가는 1~2년 후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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