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씨티은행이 올해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1000억원대 자금을 국외로 송금할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한국씨티은행과 이상직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씨티은행은 올해 3분기까지 발생한 용역비 1314억원 가운데 958억원(잠정)을 경영자문료 명목으로 뉴욕 본사 등에 송금할 계획이다. 올해 4분기 발생한 경영자문료까지 합하면 13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씨티은행이 최근 5년간 국외로 보낸 경영자문료는 5300억여 원에 달할 전망이다. 경영자문료는 씨티그룹 뉴욕 본사 혹은 국외 법인이 씨티은행과 관련된 업무를 진행하고 받는 돈이다.
지난해 씨티은행 영업이익은 2708억원으로 최근 10년간 가장 많은 액수를 기록했던 2008년(6402억원) 대비 42%에 불과하다. 하지만 경영자문료는 2010년 584억원에서 지난해 1384억원으로 증가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박사는“경영자문료로 자금을 빼간다는 것은 국내 은행산업 수익성이 낮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익금을 재투자하는 데 쓰지 않고 사업 축소 전략으로 나간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서는 세금 회피 수단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준행 서울여대 교수는 “이익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용처리하는 것은 외국 금융사들이 주로 쓰는 세금 회피 편법”이라며 “이익은 줄어드는데 1000억원에 달하는 돈을 자문료로 가져간다는 것은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실제 경영자문료로 비용처리하면 세금은 큰 폭으로 줄어든다. 자문료로 지출할 때는 부가가치세 10%만 내면 된다. 그러나 이를 이익으로 잡으면 세율이 두 배 넘는 법인세를 내야 한다. 배당은 사실상 금융감독당국 승인을 받아야 하는 반면 경영자문료는 비용처리만 하면 돼 송금하기도 비교적 쉽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3분기까지 경영자문료로 책
[김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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