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청소기 제조 중견 가전업체 모뉴엘이 파산선고를 받음에 따라 여신이 물려있는 은행권의 충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무역보험공사로부터 보증을 받은 경우는 보상을 받을 수 있으나, 개별적으로 담보 없이 신용으로 빌려준 경우는 결과적으로 남아있는 자산을 비율대로 분배받아야 한다.
수원지법 파산2부는 지난 9일 모뉴엘에 대해 파산선고 결정을 내렸다. 재판부는 "9월까지 파악된 허위 가공 매출채권을 배제하면 모뉴엘은 자산 2390억원, 부채 7302억원으로 부채가 자산을 초과했다"고 밝혔다. 이어 "모뉴엘의 가공매출 규모는 2008년 이후 2조 7397억여원으로 전체 매출의 90%에 달한다"며 "운영자금 부족으로 신규 영업활동이 이뤄지지 못하고 핵심인력 다수가 빠져나가 조직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하고 있는 은행들의 대 모뉴엘 여신은 6700억원에 달한다.
은행별로는 IBK기업은행이 1508억원으로 가장 많고, 그 뒤를 KDB산업은행(1253억원) 수출입은행(1135억원) 외환은행(1098억원) ,국민은행(760억원), 농협은행(753억원) 등의 순이다.
이 가운데 담보설정이 된 건은 3860억원이며 2908억원은 신용으로만 대출한 경우다.
담보대출은 부동산대출 예금대출 보증서대출 등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85% 정도에 해당하는 3265억원이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을 통한 보증서 대출이었다. 보증서대출은 신용대출과 달리 무역보험공사를 통해 손실액을 보상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대출전액이 신용대출인 수출입은행은 상대적으로 손실이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향후 무역보험공사의 보증으로 대출한 은행들은 대출 부실책임을 둘러싼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며 "대부분의은행은 올 3분기 결산에 모뉴엘 사태로 인한 피해 예상액을 충당금으로 적립했으나 손실규모와 변제 순위에 따라 충당금을 더 쌓아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모뉴엘 관련 대출과정에서 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일부 임직원이 뒷돈을 받은 정황이 포착됐다"며 "이로 인한 검찰 수사결과가 책임공방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여파로 인한 은행주의 주가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뉴엘에 대한 금융권 익스포져 대부분은 은행권이지만 당시 유니버스 은행(지주)의 익스포져는
그는 이어 "모뉴엘 사태는 3분기 결산이 진행되던 10월 중순에 알려져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고 평가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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