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방 원정 투자가 늘고 있는 강북권 아파트 단지 전경. [매경DB] |
서울 강북 아파트 분양시장에 지방 투자자들의 원정투자가 급증세다. 올해 들어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와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을 사들이는 지방 투자자가 등장한 데 이어 이제는 전형적인 실수요자 시장으로 꼽히는 강북권 아파트에 손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SK건설이 강북의 대표적인 주택가 월계동에 내놓은 ‘꿈의숲 SK뷰’는 구입자 가운데 서울·수도권 이외 지방 계약자 비율이 20%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강북구 미아동 ‘꿈의숲 롯데캐슬’도 전체 계약자 중 10%가량이 대전, 대구, 광주 등 지방 광역시 거주자다. 이 밖에 올 하반기 동대문·성북구 등에 분양한 아파트 단지들도 계약자의 5~10%가량이 지방 투자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9·1대책 발표 이후 투자 목적으로 강북 새 아파트를 찾는 지방 투자자가 늘고 있다”며 “강북은 월세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세를 주기 좋은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을 계약하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사실 청약제도 개편을 담은 9·1대책 발표 이후 수도권 분양시장에 청약 훈풍이 불었지만 강북 아파트는 1~3순위 청약 마감에 간신히 성공하고 강남이나 위례 등처럼 청약 경쟁률이 높지 않았다.
미분양이 발생한 단지도 나왔다. 지방 청약통장은 서울에서 쓸 수 없다 보니 당장 주인을 못 찾은 강북 아파트를 지방 투자자들이 재빨리 사들이는 것이다. 한 분양 관계자는 “강북 중소형 아파트는 5억원대이고 계약금 2000만~3000만원 정도 내면 중도금 무이자 혜택으로 입주까지 목돈이 들지 않아 한 번에 두세 채씩 계약하는 이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
서울 주택시장에 밝지 않은 지방 투자자들이 서울 원정투자가 가능한 것은 올 하반기 청약 훈풍을 타고 출현한 떴다방과도 연관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방 떴다방이 서울 떴다방으로부터 아파트 정보를 받아서 지방 투자자들에게 소개해주는 식”이라며 “인터넷 카페를 운영하는 중개업소를 앞세워 서울에 올라와 계약하기도 한다”고 전했다.
함영진 부동산114센터장은 “오피스텔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고 상가는 대개 10억원 이상이 필요해 안정적으로 임대수익을 노릴 만한 4억~5억원대 강북 중소형 아파트가 각광받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전세금이 치솟자 강북권 대학가에서는 대학생들이 주거 비용을 덜기 위해 아파트 한 채를 나눠쓰는 셰어하우스가 늘어나는 등 주거 문화가 바뀌고 있는 점도 또 다른 이유다.
지방 투자자들의 원정투자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박합수 국민은행 부동산팀장은 “최근 10년간 서울·수도권 아파
[임영신 기자 /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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