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구 우리은행 부행장(57)이 서금회(서강대 출신 금융인 모임) 논란과 내정설, 이순우 현 행장의 급작스러운 연임 포기 선언 등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결국 차기 행장 후보로 선택됐다.
우리은행 행장추천위원회는 5일 차기 행장 후보 3명에 대해 심층면접을 진행한 후 이 부행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 이날 면접에는 이 부행장 외에 김승규 부행장, 김양진 전 수석부행장 등이 후보로 참여했으며 은행 경영능력과 비전, 조직관리능력 등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다.
행추위 결정에 따라 9일 열리는 이사회는 행장 선임건을 30일 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한다. 이 주총에서 이 부행장이 행장으로 선임된다. 우리은행 지분 56.97%를 보유하고 있는 정부(예금보험공사)가 반대하지 않는 한 이 부행장의 행장 선임은 별문제 없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 행장이 행장에 오르면 1999년 상업·한일은행이 합쳐 우리은행 전신인 한빛은행이 탄생한 이후 이종휘 전 행장, 이순우 현 행장에 이어 세 번째 내부 출신 수장이 된다.
이 부행장은 천안고와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했으며 1979년 상업은행으로 입사해 전략기획단 부장, 홍콩지점장, 카드전략팀장, 개인영업전략부장, 경영기획본부·개인고객본부 부행장 등 주요 자리를 두루 거친 전형적 뱅커로 평가받고 있다. 금융인 경력만 35년이다.
조직 내부에서도 은행업 전문가라는 평가와 함께 강력한 업무 추진력으로 명성을 얻고 있다. 술을 잘 못하지만 영업·업무를 위해서는 마다하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또 선후배 등을 잘 배려해 직원들의 신망도 높다.
이 부행장은 지난달 초부터 연임을 노리던 이순우 현 행장과 함께
강력한 경쟁자였던 이 행장은 지난 1일 “민영화를 위한 발자취를 돌이켜볼 때 이제 맡은 바 소임은 다한 것으로 여겨진다”며 연임을 포기했다.
[김규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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