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코스콤과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코스피시장에서 자사주 매입을 공시한 기업은 52개사였고 자사주 매입 규모는 총 2조7273억원이었다. 이 중 자사주 처분 물량을 제외한 순매입 규모는 2조6708억원이었다. 코스닥 상장사 자사주 순매입 2505억원을 합치면 총 순매수 규모는 2조9213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해는 10월 5300억원, 11월 9300억원 등 9월 이후 매입 규모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SK(3760억원)를 시작으로 삼성화재(3493억원) 우리금융(2000억원) 두산(600억원) 한화생명(1919억원) 네이버(2650억원) 삼성중공업(2886억원) 삼성증권(1047억원) 기아차(2292억원) 현대차(4491억원) 삼성전자(2조1993억원) 등 대형사들이 잇따라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하며 실행에 옮기고 있기 때문이다.
12월 자사주 매입 규모는 1조원을 뛰어넘을 전망이다. 통상 자사주 매입은 공시 이후 3개월에 걸쳐 진행된다. 매월 균등한 금액을 집행한다고 가정하면 이달 삼성전자 한 곳에서만 7000억원 넘는 자사주 매입이 이뤄지는 셈이다. 현대차 등 자사주를 매입 중인 기업들 수요를 감안하면 12월 한 달간 자사주 매입 수요는 코스피시장에서만 1조4000억원에 육박한다. 올해 연간 단위 자사주 순매수 금액이 4조원대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자사주 매입 규모는 지난달까지 합계만으로도 2008년 이후 최대 규모를 달성했다. 2008년 6조원에 육박했던 자사주 매입 규모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듬해 2250억원으로 급감한 뒤 부진을 이어왔다.
기업들이 자사주 매입 카드를 꺼내들고 있는 것은 주가 하락 방어와 주주 이익 환원을 위해서라고 금융투자업계는 분석했다. 이에 따라 투자자들이 향후 자사주 매입 가능성이 높은 종목들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교보증권에 따르면 올해 자사주를 취득한 상장사 주가는 공시 다음날 평균 1.35%, 자사주 매입 완료 시까지 4.18% 상승했다.
자사주 매입 이후 주가 부양 효과가 큰 기업은 △부채비율이 낮고 △수익성이 좋으며 △현금 흐름이 좋고 △최대주주·특수관계인 지분이 낮으며 △기업 규모가 작다는 특징이 있다.
교보증
[노현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