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코스닥시장에서 도자기 업체 행남자기 주가가 돌연 상한가를 쳤다. 커피잔과 그릇을 만들던 업체가 화장품 신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을 발표하면서 시장의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발표 직후 45%까지 급등했던 주가는 행남자기가 올해 3분기까지 16억원 영업손실, 27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는 소식에 이달 들어서만 20% 미끄러졌다. 최근 몇 년 새 도자기부터 골판지, 담배, 의약품 제조사에 이르기까지 화장품 신사업에 뛰어드는 업체가 속출하면서 관련 주가가 요동치고 있다. 올해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한국화장품 등의 주가가 급등하자 화장품주가 고마진·고성장의 ‘보증 수표’처럼 인식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분별한 신사업 진출이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는 만큼 섣부른 투자는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물론 사업영역 확장이 성공하는 경우도 있다. 골판지 원단을 생산하던 코스닥업체 산성앨엔에스는 2011년 화장품 사업에 뛰어든 지 3년 만에 매출의 57%(9월 말 기준)를 화장품 사업부에서 거두고 있다. 본업 영업적자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덕분에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보다 1170.6% 급증했고, 주가도 연초 이후 6.6배(566%)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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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나 화장품 산업 진입장벽이 낮아 신규 중소업체가 속출하고, 기업 인수·합병 등으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신사업이 적자를 면하지 못한 경우도 부지기수다. KT&G는 주력인 담배사업 부진을 타개하려 2011년 소망화장품을 인수했으나 저가 브랜드숍 경쟁 심화로 골머리를 앓는 중이다.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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