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국제유가 폭락에 이틀째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증시 내 변동성이 커지면서 기관이 2000억원 어치 매도 물량을 내놓은 것도 지수를 끌어내렸다.
1일 코스피는 전거래일 대비 15.56포인트(0.79%) 내린 1965.22로 거래를 마쳤다.
유가 하락의 여파가 사그러들지 않은 가운데 중국 경제지표까지 기대에 못미치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국제유가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27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빈에서 총회를 열고 원유생산을 현행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급락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내년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의 거래 가격이 2009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기록하면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게다가 석유시장이 내년까지 공급 과잉 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돼 추가 하락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만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제유가 급락은 단기적으로는 금융시작에 교란요인으로 작용하겠으나 내년을 생각한다면 거시적인 환경에 긍정적인 변화로 판단할 수 있다"며 "소비여력 확대, 생산원가 절감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했다.
이날 장 중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 역시 시장의 기대치보다 낮아 투자심리를 개선시키지 못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11월 중국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50.3으로 전월에 비해 0.5포인트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수치(50.8)와 시장 전망치(50.5)를 모두 밑돈 수준이다.
이에 기관은 2042억원 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다만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1225억원과 573억원 어치를 사들이며 지수의 낙폭을 제한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총 2677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갔다. 차이 거래에서 67억원, 비차익 거래에서 2610억원 매도 우위였다.
업종별로는 하락이 우세한 가운데 섬유의복, 전기전자, 의료정밀, 전기가스업, 통신업, 운수창고업만이 상승했다. 음식료품, 종이목재, 철강금속, 기계, 건설업, 증권이 2%대 약세를 나타냈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에서는 삼성전자, 현대차, 한국전력, 삼성생명, 현대모비스는 올랐으나 SK하이닉스, 삼성에스디에스, POSCO, NAVER, 신한지주는 하락 마감했다.
이밖에 유가 급락 우려로 정유주가 일제히 약세였다. SK이노베이션은 4.55%, S-Oil은 4.63% 빠졌다.
반면 해운주와 항공주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반사이익 기대감에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한진해운과 한진해운홀딩스는 각각 9.58%, 14.52% 급등해 마감했고, 흥아해운도 4.77% 상승했다.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도 11.69%와 5.95% 올랐다.
이날 코스닥은 전거래일 대비 5.63포인트(1.03%) 내린 539.45로 거래를 마쳤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14억원과 43억원 매도 우위를 나타낸 가운데 외국인이 211억원 사들이며 수급 공방을 벌였다.
코스닥 시총 상위 종목에서는 다음카카오가 3.95% 떨어진 것을 비롯해 CJ오쇼핑과 컴투스, GS홈쇼핑, 이오테크닉스가 약세였다. 반면 셀트리온, 동서, CJ E&M, 메디톡스는 상승 마감했다.
이밖
한편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 종가 대비 5.6원 오른 1113.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매경닷컴 김잔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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