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이 28일 오후 5시 우리은행 경영권 지분 매각 예비입찰을 앞두고 참여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아가고 있다. 그간 우리은행 경영권에 관심을 나타내던 새마을금고는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굳혔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던 교보생명이 우리은행 인수전에서 발을 뺄 것으로 예상되면서 사실상 유효경쟁 성립이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은행에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중국의 안방보험 등 외국계 자본의 입찰 참여도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 경영권 매각은 사실상 무기한 연기될 가능성이 한층 커졌다.
앞서 18일 교보생명은 정기이사회를 열고 우리은행 예비입찰 참여를 위한 가격범위, 수량범위 등 가이드라인을 결정했다. 하지만 참여여부를 포함한 구체적인 가격 및 수량에 대해서는 이사회가 결정한 가이드라인 범위에서 이사회 내 경영위원회가 최종 결정하도록 위임했다. 이후 경영위원회는 예비입찰 마감 시한을 2~3시간 앞두고도 이렇다 할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불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입찰 마감일인 이날 참여여부를 논의하기 위한 별도의 회의도 예정돼 있지 않다.
그동안 우리은행 인수 의지를 피력해 온 교보생명의 이런 결정은 저성장·저금리 등으로 은행 경영에 대한 회의론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지분 34%를 갖고 있는 최대주주라는 점에서, 개인이 은행을 소유한다는 것에 대한 국민 정서상의 거부감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지분 취득 시 금융당국의 승인이 어려울 수 있다는 계산이 작용한 것이다.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를 저울질 하던 새마을금고는 일찌감치 이번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우리은행 경영권 및 소수 지분 입찰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신종백 새마을금고중앙회장은 제주도 새마을금고연수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자본인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에 따른 국부유출 문제를 예로 들며 "민족자본을 갖고 국부유출을 막아야 하지 않겠느냐"며 우리은행 경영권 인수에 관심을 보였다. 하지만 신종백 회장은 "국내 자금을 가지고 우리가 (우리은행을) 인수하려 시도했는데, (법적 문제 등) 여러 제약 조건이 많았다"며 현시점에서 우리은행 경영권을 가져가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했다. 새마을금고는 국내 최대 PEF 운용사인 M
예금보험공사는 우리은행 지분 약 56.97% 중 경영권지분(30%)과 소수지분(17.98%)으로 나눠 일반 경쟁 입찰과 희망 수량 경쟁 입찰 방식으로 각각 매각을 진행 중이다.
[매경닷컴 전종헌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