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24일(06:03)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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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최대주주가 지분 공개매수를 시작한 국제엘렉트릭을 두고 경영진과 기관투자자들의 행보가 엇갈리고 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신자산운용은 지난달 31일 국제엘렉트릭의 보통주 65만5417주(6.65%)를 약 154억4000만원에 장내매수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난 4일 국제엘렉트릭 주식 56만7960주(5.76%)를 140억원을 들여 취득했다. 실제로 국제엘렉트릭은 지난 3일부터 한 주간 기관 순매수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제엘렉트릭의 최대주주인 히타치국제전기(51.67% 보유)가 나머지 지분 48.33%에 대한 공개매수에 나선 것은 지분 대부분을 사들여 자진 상장폐지시키기 위해서다. 회사 자금력이 충분해 시장을 통해 자본을 조달할 필요가 없고 상장 유지에 비용을 들일 필요성을 못 느낀 것. 실제로 국제엘렉트릭은 2003년 코스닥 상장 후 증자나 사채 발행을 한 적이 없다.
국내 기관들이 상장폐지를 목적으로 공개매수에 나선 회사의 지분을 사들이는 이유는 '이벤트드리븐' 전략에 의해서다. 합병이나 공개매수와 같은 주가변동 이벤트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저평가된 주식이나 채권을 사들여 차익을 남기는 방식이다.
실제로 국제엘렉트릭이 신고서를 통해 밝힌 주당 공개매수가는 2만5000원으로, 두 기관(각각 주당 2만3565원과 2만4719원)의 주당 매입단가보다 비싸다. 기관별로 계산해보면 대신자산운용은 163억원, 신한금융투자는 141억원 가량에 팔 수 있다. 공개매수 결제일이 오는 26일임을 감안하면 약 25일 만에 대신자산운용은 8억~9억원, 신한금융투자는 약 1억원의 차익을 남길 수 있다. 대신자산운용의 경우 수익률이 5%를 웃돈다.
업계 관계자는 "차익 거래의 핵심은 투자 규모이기 때문에 이벤트드리븐은 헤지펀드를 비롯한 기관투자자들이 주로 쓰는 전략"이라며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된다면 단기간에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회사 임직원들은 보유 주식을 모두 팔고 있다. 이달 4~5일 이회장과 장재영 대표, 성광제 이사는 총 27만7500주를 각각 주당 2만4600원~2만4800원대에 장내 매도했다.
이들이 공개매수를 통해 주당 2만5000원에 지분을 매도할 수 있음에도 장내매도를 택한 이유는 세금 때문이다. 주가가 5000원 미만이던 10년 전부터 회사 주식을 보유했던 이들이 공개매수방식을 거칠 경우 차익의 10%(중소기업)에 해당하는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현재 국제엘렉트릭의 주가는 2만4300원(이날 종가)으로 큰 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세금도 늘어나는 셈이다.
국제엘렉트릭의 공개매수 성공여부는 주요 주주인 KB자산운용(11.19%)과 베어링자산운용(6.16%)의 의중에 달렸다. 히타치는 올해 초 주당 공개매수가 2만2000원 수준으로 매수를 추진했으나 이들 주주로부터 확답을 얻어내지 못했다. 이들이 국제엘렉트릭 지분 취득 당시 주당 매입가는 2만원 이하다.
[이용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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