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코리아대표증권1(주식)은 올 초 주식 편입 비율이 93.31%였지만 8월 말에는 97.54%로 4.23%포인트 늘었다. 이 기간 펀드 수익률은 -7.77%였다.
교보악사파워인덱스증권(주식-파생형)도 같은 기간 주식 편입 비율을 76.34%에서 82.53%로 6.19%포인트나 크게 늘렸지만 수익률은 -5.69%였다.
주식 편입 비율을 늘리지 않았더라도 90%대 후반으로 유지한 대형펀드들의 수익률도 좋지 않았다. 97~98% 편입 비율을 유지한 KB한국대표그룹주증권(주식)클래스C는 -7.59%, 96%대 편입 비율을 유지했던 하나UBS인베스트연금증권1(주식)은 -5.08%의 저조한 수익률을 기록했다.
반면 올해 들어 펀드의 주식 편입 비중을 낮추거나 크게 늘리지 않은 펀드들의 성과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주식 편입 비중을 지난해 말 98.01%에서 올해 8월 말 기준 92.67%로 5.34%포인트 줄였다. 올해 들어서만 5000억원 넘는 뭉칫돈이 들어왔지만 유입 자금을 주식에 다 투자하기보다는 시장 상황을 봐가면서 여유 자금으로 남겨둔 것이다. 그 결과 이 펀드는 연초 이후 3.15%의 수익률로 시장 대비 5%포인트가량 앞서 있다.
설정액 5000억원 이상 대형 국내 주식형 펀드 가운데 연초 이후 성과가 가장 좋은 ‘신영밸류고배당’ 펀드도 주식 편입 비중을 작년 말 95.40%에서 지난 8월 말 기준 96.18%로 0.78%포인트 높이는 데 그쳤다.
주요 배당주의 주가가 최고치를 기록했던 7월을 한 달 앞두고 6월 말에는 주식 편입 비중을 98.68%까지 높여 펀드 수익률을 극대화하고, 이후 배당주가 조정을 받자 두 달 사이 주식 편입 비중을 2.5%포인트가량 낮췄다.
그러나 펀드마다 투자하는 주식과 전략이 다른 만큼 주식 편입 비율과 올해 수익률 간 상관관계를 일률적으로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해당 펀드가 주식 편입 비율을 늘리거나 줄인 이유가 투자 원칙에 부합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부사장은 “한국밸류10년투자 펀드는 주식 편입 비율을 90%대 초반에서 유지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저렴한 주식이 나오면 90% 후반까지 주식을 산다는 투자 패턴을 지킨 것”이라며 “상반기에 중소형주가 많이 오른 만큼 차익을 실현하고 현금 비중을 늘린 것”이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신영자산운용은 가능한 한 저평가된 주식을 투자 바구니에 많이 담고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자신의 투자 목적대로 펀드를 선택하고, 주식 편입 비율 변화도 이에 맞게 변화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은표 기자 / 최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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