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20년 다니던 증권사에서 명예퇴직한 B씨(49)는 요즘 가시방석이다. 자영업 창업의 꿈을 접었고 투자상담사 자격증을 활용해 볼까도 했지만 이내 포기했다. 관리 업무만 했던 탓에 인맥이 넓지 않았던 것이다. B씨는 “요새 부러운 사람들이 IT, 그중에서도 보안업무 종사자들”이라며 “그 사람들은 눈높이만 낮추면 갈 곳이 있다”고 말했다.
증시 침체로 증권가에 불어닥친 구조조정 한파가 지속되고 있다.
2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부터 올해 3분기까지 1년간 증권사 임직원은 4만1687명에서 3만6878명으로 총 4809명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만에 임직원의 11.5%가 증발해버린 것이다. 영업지점도 1477개에서 1265개로 212개가 줄었다. 전체의 10%가 훌쩍 넘는 수준이다. 이 같은 비용절감으로 인해 증권사들의 3분기 판매관리비는 전분기 대비 1837억원(9.4%)이나 줄었다. 최근 증권사들의 이익 증가는 업황 개선보다는 비용 절감과 채권부문 이익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증권사들의 구조조정 강도는 은행·보험사보다 훨씬 혹독하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6월부터 올해 6월까지 증권사 임직원은 3964명 줄었지만 생명보험사 임직원은 2046명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은행은 2510명, 손해보험사는 342명 늘었다.
증권사 구조조정은 전방위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유안타증권(865명), 우리투자증권(320명), 현대증권(300명) 등 그룹 자금난에 매물로 나오거나 인수·합병(M&A)을 거친 곳이 감원 규모가 컸다. 삼성증권(570명), 한화투자증권(491명), 대신증권(470명), HMC투자증권(239명) 등도 감소폭이 컸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가 불어닥쳤던 1997년에도 증권사들은 인력을 2876명 줄이는 데 그쳤다. 카드사태가 터졌던 2003년과 2004년에도 각각 2000명 안팎을 감축하는 데 그쳤다.
이종우 아이엠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증권사들이 이렇게 인력을 줄인 것은 지금껏 유례가 없었다”며 “조금만 버티면 업황이 살아날 것이라는 기대감에
[노현 기자 / 김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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