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내정자가 회장으로 공식 취임하면서 윤종규호의 항해가 시작됐다.
KB금융은 2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은행 본점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윤종규 회장 내정자를 만장일치로 선임했다. 그의 임기는 2017년11월 20일까지다. 윤 회장은 국민은행의 경영승계프로그램이 정착될 때까지 국민은행장도 겸임할 방침이다.
윤종규호가 출범했지만 그의 앞에는 풀어야 할 과제가 산적해 있다.
금융권은 KB금융의 지배구조를 개선하는 게 당장 풀어야 할 그의 숙제라고 지목한다. 최근 KB사태 역시 불합리한 지배구조가 주요 원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국민은행 주전산기 교체로 촉발된 지주회장과 행장간 갈등이 깊어졌지만 이 과정에서 갈등을 조율해야 할 사외이사들이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얘기다.
국민은행은 연초부터 터진 고객 정보 유출 사고와 경영진 내분사태에 휘말리면서 사실상 리딩뱅크 자리를 신한은행에 내줬다.
국민은행의 3분기 원화예수금 점유율은 20.4%로 전 분기 20.5%에서 0.1%포인트 하락했다. 2분기 만해도 197조 1579억원의 예수금을 확보했으나 3개월 새 2671억원 감소했다. 이 사이 신한은행은 2조 5357억원을 확대, 리딩뱅크로서의 면모를 확고히 구축했다.
수익성 지표도 신한은행 보다 낮은데다 연체율이나 부실자산비율도 뒤쳐졌다.
특히 2분기 누적 총자산이익률(ROA)는 0.43%이었으나 3분기 0.38%로 하락했다.
자기자본순이익률(ROE)도 5.83%에서 5.08%로 떨어졌다. 3분기 ROA와 ROE는 4대 시중은행 중 꼴찌를 기록했다.
윤 회장은 KB금융의 경영난을 해결키 위해 무엇보다 먼저 바닥까지 실추된 KB금융의 위상과 신뢰를 회복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를 위해 조직에 깊숙이 박혀 있는 갈등 해소와 인사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고 거듭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윤 회장은 이날 주총에서 주주들의 질문을 받고 KB금융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먼저 "금융당국에 LIG손해보험 인수 승인을 간곡히 요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회장은 "현재 KB금융의 85%가 은행업이나 비은행 부문의 육성을 위해서는 LIG손보 인수가 절실하다"고 거듭 강조했다.전날 이경재 이사회 의장이 전격 사임하면서 KB금융은 LIG손보 인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LIG손보를 인수해 어떻게 시너지 효과를 낼 것이냐는 주주들의 질문에 윤 회장은 "LIG손보는 장기보험의 비중이 70%가 넘는다"며 "이 장기보험은 KB의 기존 상품들과 시너지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LIG손보가 갖고 있던 고객망도 좋은 편이고, 자동차보험도 타사에 비해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회장과 행장의 겸임에 대해 윤 회장은 "그동안 지주와 은행간 미묘한 갈등이 있었던 게 사실이고 그 갈등을 해결하려면 당분간 행장을 겸임하는 게 더 낫다고 봤다"며 "KB금융을 정상화하려면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 복귀하는 게 가장 중요하며 이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말했다.
지배구조 개선과 관련 윤 회장은 "최근 이사회를 열어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태스크포스를 꾸렸다"며 "외부는 물론 내
이날 주총에서는 KB금융 사외이사들에 대한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의 비판과 이에 대한 김영진 사외이사의 반론 등으로 한때 설전이 벌어졌으며, 폐회 선언을 둘러싸고 소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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