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수현 전 원장 |
최 원장은 이날 이임식 자리에서 “연이은 금융사고로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금융업계가 적당히 하는 관행을 바로잡고 법과 원칙에 의한 금융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최 원장은 “감독당국에 대한 따가운 눈총,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 등 파열음이 많이 났다”며 “그러나 요란한 소리가 난다는 것은 시장이 살아 있고 제도가 움직인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그는 발전을 위한 필연의 시간이고 불가피한 과정이었다며 이해를 구했다. 하지만 금융계에서는 동양사태, 고객정보 유출, KB금융 내분사태로 이어지는 각종 금융사고 수습 과정이 거칠었다는 점을 금감원장 교체 배경으로 보고 있다.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사태 수습과 재발 방지에 나섰지만 제재 일변도의 금융감독에 대한 불만이 많았기 때문이다.
다만 일부 금감원 직원들은 “최 원장 재임 때 거둔 성과마저 묻히지 않을까 안타깝다”며 “열심히 일한 것에 비해 평가를 제대로 받지 못했던 점도 있다”고 말했다. 금감원 직원들은 원장의 임기를 지켜내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금융위원장과 금감원장이 분리된 이후 김종창 전 원장만 임기를 채웠을 뿐 권혁세 전 원장에 이어 이번에도 임기를 채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진웅섭 신임 금감원장에 대해서는 조직이 한층 젊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진 신임 원장은 1959년생으로 전임 최 원장보다 네 살이나 젊기 때문이다. 올해 55세여서 역대 금감원장 중 최연소로 분류된다. 1998년 초대 금감위원장을 맡았던 이헌재 위원장과 권혁세 전 원장이 55세로 금융수장에 오른 바 있다.
당장 신임 원장보다 나이가 많은 임원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과거에 통상적으로 신임 원장이 취임하면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하고 재신임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며 “나이가 많은 임원들의 용퇴가 일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실제로 부원장보 이상의 임원 12명 중에서 진 신임 원장보다 나이가 어린 임원은 2명에 불과하다.
[송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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