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수현 "물러날 때는 깨끗하게 처신하는 것이 마땅"

최수현 금융감독원장이 도연명의 시 구절 '응진편수진(應盡便須盡)'을 인용, '물러날 때는 깨끗하게 처신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풀이로 퇴임 소회를 밝혔다.
그는 18일 오후 5시 이임식 자리에서 "그간 연이은 금융사고들로 국민 여러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며 이같이 말했다.
최 원장은 다시는 후진적인 금융사고가 없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최근 한국 금융산업과 금융시장은 자의든 타의든 금융감독의 존재를 크게 부각시켰다"고 말했다.
이어 "오랜 기간 우리 금융업계가 늘 그래왔던 적당히 하는 관행을 바로 잡고 법과 원칙에 의한 금융질서를 확립해 나가는 과정에서 감독당국에 대한 따가운 눈총, 불만과 비판의 목소리 등 파열음이 많이 났다"고 술회했다.
그는 "그러나 파열음, 즉 요란한 소리가 난다는 것은 시장이 살아있고 제도가 움직인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며 "즉, 소리가 난다는 것은 살아 있다는 방증"이라고 풀이했다.
최 원장은 금융시장과 산업이 법과 원칙에 따라 움직이도록 만들고 금융감독원의 변화를 이루기 위해 소리가 나는 것은 규제·검사·제재를 책임지는 감독당국이 참고 견뎌내야만 하는 불가피한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또 "그간 공직자로서 국가와 사회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았다"며 "지금부터는 받은 혜택을 사회에 어떻게 돌려 드려야 할 지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매경닷컴 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