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4일(10:3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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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운사 중 성장세를 보이는 몇 안되는 회사인 폴라리스쉬핑에게도 회사채 수요예측의 벽은 높았다. 회사채 발행 전 사전 수요조사 결과 충분한 투자수요가 예상돼 발행 물량을 기존 400억원에서 500억원으로 높혀 잡았지만 실제 수요예측에서는 모집 금액 모두 채우는 데 실패했다.
14일 투자금융(IB)업계에 따르면 폴라리스쉬핑이 최근 1년 만기 300억원, 2년만기 200억원으로 총 500억원 규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2개 기관투자자자가 300억원을 청약하는 데 그쳤다.
수요예측에서 기관에게 매각되지 않은 물량은 주간사인 한국산업은행이 인수할 예정이다. 회사는 회사채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 중 400억원은 연말 만기도래하는 회사채를 상환하고, 100억원은 운영자금 용도로 활용할 예정이다.
폴라리스쉬핑은 해운사들 중에서는 유일하게 공모 회사채 시장에서 조달을 이어가고 있는 회사다. 폴라리스쉬핑이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 만이다. 당시 폴라리스쉬핑은 2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해운업 불황으로 한진해운 현대상선이 자체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 정부지원(신속인수제)에 의존하고 잇는 가운데 중견 해운사가 회사채 발행에 성공해 시장 이목을 끌었다.
이번 폴리리스쉬핑 회사채도 작년과 마찬가지로 시장에서 전액 소화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애초 400억원 조달 계획을 세웠던 폴라리스쉬핑이 목표 발행금액을 100억원 높여 잡은 것도 이 같은 이유다.
시장 전문가들은 폴라리스쉬핑이 포스코 등 국내 기업들과 장기수송계약을 체결하면서 매출액과 영업이익 등 실적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어 투자수요가 충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형사 해운사들이 실적 부진으로 적자누적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폴라리스쉬핑은 연 평균 50% 이상 매출성장세를 보이면서 해운업계 '숨은 진주'로 통했다.
실적 개선 덕에 해운업계에서는 유일하게 최근 회사채 신용등급이 'BBB급'으로 종전 'BBB-급'에서 한 단계 상향 조정되기도 했다.
BBB급 회사채라 발행 금리도 연 6% 수준을 보였다. 신용등급 상승과 고금리 등으로 회사채 투자자 모집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매출 성장세 불구 높은 부채비율 등 불안정한 재무구조가 흥행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3833억원, 영업이익 5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개선된 실적을 냈지만 부채 규모는 늘었다. 지난 상반기 기분 부채비율(총부채를 자본으로 나눈 비율)은 721%로, 지난해 말(694%)과 비교해 오히려 소폭 높아졌다.
최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가 설정액 2조원을 돌파하면서 자산운용사들이 BBB급 회사채 주요 투자자로 부상했지만, 이번 폴라리스쉬핑 회사채에는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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