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한국은행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0월 은행권의 중기대출 잔액은 506조2298억원으로 전달에 비해 4조6001억원 증가했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큰 폭의 월 증가액이다. 또 이는 지난 9월 증가액(2조9674억원)보다 55%나 많은 것이다.
지난달 중기대출 증가액을 은행별로 살펴보면 농협은행이 1조5442억원으로 1위를 기록했고 기업은행(9420억원) 신한은행(7511억원) 산업은행(5361억원) 등이 그 뒤를 이었다. 농협이 전통적 중기대출 강자인 기업은행을 제치고 증가액 1위를 차지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농협은행의 10월 중기대출 증가액은 9월 증가폭의 5.7배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안수 농협은행 기업고객부장은 “10월 이후 제조업 분야의 중소기업을 적극 발굴해 대출지원을 늘리고 있고 대한주택보증이 보증하는 부동산표준PF대출 협약 기관으로 선정되면서 중소 건설업체에 대한 여신 실적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농협은행은 중기대출 부문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자지만 농식품 분야를 포함해 중기에 대한 영업을 강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중기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계속되고 있다. 올해 1~10월 시중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누적 증가액은 32조8766억원으로 1~10월 증가액으로는 2010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또 이는 작년 동기 증가액보다 18% 많은 수치다.
올해 1~10월 누적 증가액을 은행별로 보면 기업은행이 7조248억원으로 1위를 지켰고 농협이 4조7581억원으로 2위로 뛰어올랐다. 작년 1~10월 증가액 부문에서 농협은행은 5위를 차지했다.
중기대출의 빠른 증가세는 저금리와 대기업 부실로 곤혹을 치른 은행권이 새 수익원으로 중기를 주목하면서 관련 영업을 강화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이후 정부가 재무제표·담보 위주의 대출 관행으로 대표되는 금융보신주의를 타파하겠다고 나서고 기술금융을 통해 기술력이 높은 중기에 대한 대출을 강화하면서 은행권의 영업현장이 적극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최근 중소기업 경기 상황에 비해 대출 증가 속도가 빠른 점이 문제다. 신동화
[김규식 기자 / 배미정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