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대기업 연구원으로 일하는 권 모씨(36)는 그동안 직장 출퇴근 때문에 용인 수지에 살다 최근 서울 서초동에서 분양한 전용면적 59㎡ 아파트에 청약해 당첨됐다. 권씨는 아파트가 완공되는 2017년께 용인에서 나와 서초동으로 이사할 예정이다. 권씨는 “전세금은 비싸고 금리는 싸 집을 사려던 차에 그래도 역시 강남이 낫겠다는 생각에 다소 무리해서라도 강남에 입성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하반기로 들어서면서 서울 강남·서초구에서 중소형 아파트 인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중대형이 주류를 이루는 강남·서초구 시장에서 중소형의 희소성이 부각되면서 새 아파트 청약 때마다 높은 청약경쟁률을 기록 중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난 1일 청약을 받은 ‘서초 푸르지오 써밋’의 전용면적 59㎡는 평균 82대1의 높은 청약경쟁률을 나타내며 1순위에서 마감됐다. 반면 전용면적 97㎡는 9.2대1, 104㎡는 5.1대1, 120㎡는 0.85대1로 집 크기가 넓어질수록 관심도가 크게 떨어졌다. 지난 2일 청약받은 ‘래미안 서초 에스티지’ 역시 전용면적 83㎡는 199.6대1로 1순위 마감한 반면 139㎡는 청약경쟁률이 3.3대1에 그쳤다. 전용면적 59㎡로만 구성된 ‘힐스테이트 서리풀’도 지난 6일 청약을 접수한 결과, 최고 31.4대1의 높은 경쟁률로 1순위에서 모두 마감됐다.
가격과 거래량도 강세다. 국민은행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서초구의 전용면적 85㎡ 이하 중소형 가격은 올해 들어 평균 2.8% 올라 중대형(1.3% 상승)을 압도한 것은 물론, 강남·서초구를 제외한 서울 시내 중소형 아파트 상승률(1.9%)보다도 높았다. 거래량도 강남 재건축 및 기존 아파트 거래 부진 여파로 올해 1월 이후 매달 감소 추세를 보이다 6월을 바닥으로 반등해 7월 845건, 8월 923건, 9월 1399건, 10월 1695건 등 매달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다.
양지영 리얼투데이 리서치실장은 “강남권에서 60대 이상 노년층이 크게 늘면서 자녀에게 주택을 구입해주거나 은퇴생활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중대형을 팔고 중소형으로 갈아타려는 ‘다운사이징’ 움직임이 두드러진다”고 분석했다. 이어 “강남권에 입성하려는 젊은 층이 중소형을 선호하는 것도 강남권 중소형 열풍의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서초구 서초꽃마을5구역을 개발한 서초 ‘힐스테이트 서리풀’을 분양 중이다. 지하 7층~지상 22층에 63빌딩 규모와 맞먹는 연면적 14만8761㎡ 규모에 아파트·업무·상업 복합단지로 세워진다. 아파트는 10층과 22층, 2개동에 전용면적 59㎡ 116가구 규모다.
SH공사는 이달 중 세곡동 세곡2지구 6블록과 8블록에서 전용면적 59~84㎡ 378가구(일반분양 144가구), 전용면적 101~104㎡ 169가구(일반분양 55가구)를
[고재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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