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측의 대화 제의를 완강히 거부하던 외환은행 노동조합이'조건없는 대화'를 전격 제의하면서 하나-외환은행간 통합작업이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하나금융지주와 외환은행 노동조합의 첫 대화가 30분 만에 파행, 상호간 불신만 확인하며 갈등만 증폭시켰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외환은행 노조는 지난 14일 저녁 9시께 김 회장과 김근용 노조위원장이 참석한 가운데 첫 상견례를 진행했다.
양측 4명의 협상단 등 총 10여명의 대표자가 참석한 이번 상견례는 하나·외환은행간 조기통합을 위한 향후 일정 및 협상 안건을 논의하기 위한 자리였다.
외환은행 노조는 하나금융측에 ▲일방적인 합의 위반에 대한 사과 ▲새로운 합의서 체결 전까지 IT통합과 합병승인 신청 등 통합절차 중단 ▲정규직 전환 등 신뢰회복 조치 시행 ▲'협상단'에 대폭적인 권한 위임 등을 김 회장에게 전달했다.
그러나 이날 첫 상견례에서 2시간 늦은 밤 9시께 도착한 김정태 회장은 이 같은 노조의 요구에 회의 30여분만에 "오늘 상견례는 없던 걸로 하자"며 자리를 떠났다.
노조 관계자는 "대화를 시작한지 30여 분만에 김 회장이 자리를 박차고 나간 것은 진정성 있는 대화 의지를 의심케 한다"며 "(김 회장은) 더이상'명분 쌓기식'의 대화 자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촉구했다.
김 회장의 '지각 참석' 주장과 관련 하나금융측은 "노조가 일방적으로 회의시간을 14일 저녁으로
이어 "통합을 위한 노사 협의에 착수하는 자리에서 통합절차 중단을 요구사항으로 거론하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다"며 "노조의 사실 왜곡이 도를 넘었다"고 비난했다.
[매경닷컴 류영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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