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대책 최대 수혜지역으로 꼽혔던 양천구 목동 재건축 단지에도 찬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목동신시기지 8단지 전용 71㎡ 가격은 다시 5억원대로 주저앉기 직전이다.
지난달까지 9·1대책 영향으로 거래·가격 동반 강세를 보였던 부동산시장이 강남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매매 활성화를 위해 정부가 추가 대책을 내놓을 계획도 없고 연말 국회에서 부동산시장 활성화를 위한 법안 처리 가능성도 불투명해 시장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 매매가는 0.09% 떨어졌다. 2주 연속 하락세인데 전주(-0.02%)보다 하락폭은 더 커졌다. 추가적인 하락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실제 1만2000여 가구에 이르는 강남구 개포동 개포시영과 주공1~4단지는 주간 단위로 거래량이 거의 반 토막 수준이다. 가격도 크게 조정받는 모습이다.
개포1단지 전용 36㎡는 9·1대책 후 6억2000만원까지 거래됐지만 지금은 심리적 지지선인 6억원에 겨우 턱걸이하고 있다.
채은희 개포부동산 대표는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확신이 사라지면서 매수자들도 1000만~2000만원 더 떨어진 물건을 찾거나 관망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송파구 잠실동 잠실주공5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도 최근 사실상 개점 휴업 상태다. 잠실5단지 전용 76㎡는 9·1대책 후 11억50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지만 최근 10억8000만원의 급매물도 등장했다. 불과 두 달 사이 7000만원 가까이 가격이 빠진 셈이다.
박준 잠실박사 대표는 “매물만 쌓이고 거래는 거의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라며 “매수세를 살릴 수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목동 재건축 단지 사정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달 재건축 연한 단축 호재로 거래가 늘고 가격도 강세를 보였지만 이달 들어 대부분 단지에서 가격이 조정을 받으며 거래도 뜸한 편이다. 목동2단지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학군 수요 때문에 전세는 나오기 무섭게 계약되지만 매매는 소강상태”라고 말했다.
매매시장은 상승동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지만 전세시장은 여전히 뜨겁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전세금은 27주째 상승 추세다. 게다가
업계 관계자는 “국회에서 부동산 활성화법 통과 전망도 불투명하고 시장에 뚜렷한 호재도 없어 연말에 반짝하고 거래가 느는 ‘막달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지웅 기자 / 임영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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