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1월 12일(06:04)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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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거래소의 스팩(SPAC·기업인수목적회사) 상장 장려와 공모주시장 활황 등으로 증권사들이 앞다퉈 스팩을 상장시키면서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스팩이 28개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전망이다.
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11일까지 한국거래소에 스팩 상장 청구서를 접수한 곳은 총 27곳으로 이 가운데 10개 스팩은 코스닥 상장을 완료했다. 거래소 심사를 받고 있거나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인 남은 17곳도 모두 연내 상장 작업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지난해 12월 청구해 올해 상장한 유진스팩1호를 포함하면 올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는 스팩은 총 28곳이 된다. 업계는 지난 7일 청구서를 제출한 교보3호스팩을 끝으로 올해 스팩 청구가 일단락된 것으로 보고 있다.
한 해 동안 28개의 스팩이 상장하는 것은 2010년 스팩이 도입된 후 역대 최대다. 2010년 '제1기 스팩'이 화려하게 등장했지만 마땅한 합병 대상 기업을 찾지 못해 줄줄이 청산 절차를 밟으면서 스팩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낳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스팩은 2010년에 총 18개이 상장된 후 급격히 줄어 2011년 1개, 2012년 0개, 2013년 2개의 스팩이 상장했다.
하지만 은행 예금금리 1% 시대를 맞아 투자처 발굴에 목마른 투자자들 사이에 스팩이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최근 공모주 시장에 대한 투자 열기가 높아진 데다 모바일 게임 '애니팡'으로 유명한 선데이토즈가 스팩과의 합병으로 '대박'을 친 영향도 크다. 증권사 입장에선 스팩 공모 청약률이 수백대 1에 달해 공모 과정에서 얻는 수수료가 스팩 운영 비용을 상쇄해 남는 장사다.
한 스팩 담당자는 "올 하반기 공모주시장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뜨거워 덩달아 스팩시장 분위기도 좋다"며 "다양한 규모의 스팩을 상장시키고 적합한 합병 대상을 찾아 성공모델을 계속 만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T 부품업체 위주로 합병 대상을 물색했던 1기 스팩과 달리 2기 스팩은 합병 대상으로 소프트웨어·모바일 게임업체 등을 적극 발굴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팩은 비상장기업을 인수·합병(M&A)해 우회상장하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서류상 회사로, 상장 후 3년 안에 피합병 기업을 찾아 합병을 마쳐야 하고 실패하면 청산된다. 합병에 실패해 청산되더라도 원금과 정기예금 금리 수준의 수익은 보장받을 수 있다는 것이 매력으로 꼽힌다.
[권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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